![김승조의 혁신의 우주경제] 대한민국 차세대 우주로켓은 재사용이 기본 돼야 | 중앙일보](https://cdn.overhit.co.kr/overhit/2025/11/28125737/53a86710-ad5b-4a21-8ebd-2398578b9d19.jpg)
한국 우주개발의 현재 흐름과 ‘재사용’ 논의가 커지는 배경
한국의 우주 발사체 개발은 지금까지 1회용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누리호가 대표적이었고, 최근 4차 발사까지 성공하면서 기본적인 궤도 투입 능력은 안정권에 들어섰다. 문제는 이 성과가 “운용 효율”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1회 발사할 때마다 로켓을 통째로 버리는 구조라 비용 부담이 과도하게 크다. 국가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발사 빈도를 늘리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책 쪽에서도 “재사용 발사체”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세계 시장이 이미 재사용 중심으로 바뀌어 있는데, 한국이 계속 1회용으로만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주 산업은 발사 빈도와 비용이 생태계를 결정하는데, 한국이 지금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민간 위성, 군 정찰 위성, 과학 임무 등 반복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정부가 차세대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부터 재사용을 고려한 설계 방향을 공식화한 건 꽤 중요한 변화다. 단순히 기술 확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우주 인프라를 어떻게 운용할지를 크게 재편하는 움직임에 가깝다.

차세대 발사체 KSLV-III 개발과 재사용 구조 반영 시도
현재 진행 중인 차세대 발사체는 기존의 케로신 기반 구조가 아니라 메탄 연료 기반으로 바꾸는 계획이 잡혀 있다. 메탄 엔진은 재사용을 염두에 둔 구조로 설계하기 유리하고, 연소실 오염이 적고, 냉각과 유지보수가 쉬워 재사용 엔진에 널리 쓰인다.
원래 계획은 고성능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개발하는 방향이었지만, 재사용성 확보를 목표로 하면서 사이클 방식도 개방형으로 바뀌었다. 개방형 사이클은 효율 면에서는 다단연소보다 낮지만, 전체 구조가 단순해지고 반복적인 사용에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변화가 기술적 후퇴인지, 현실적 선택인지에 대한 논쟁이 국내에서도 존재한다. 다단연소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로켓 엔진의 상징 같은 기술이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재사용 발사체가 목표라면 개방형 메탄 엔진은 훨씬 주기적으로 다룰 수 있고, 관리 부담이 낮아 장기 운영에 맞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이 발사체는 2030년대 초반 달 임무까지 염두에 두고 있어, 단순한 “새 로켓 개발” 수준이 아니라 장기 우주전략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재사용 발사체가 필요한 이유와 한국이 당면한 구조적 문제
세계 우주 시장은 이미 재사용 중심으로 개편됐다. 민간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빠르게 반복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시장 대부분을 먹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발사체를 제조하는 데만 수년이 걸리고, 한 번 쓰고 버리기 때문에 발사 빈도 자체가 따라가지 못한다.
민간 기업들이 원하는 소형 위성 발사 서비스, 군이 필요로 하는 정찰·감시·통신 임무, 국가 과학 위성까지 모두 고려하면 연간 발사 횟수가 늘어나야 하는데, 지금의 방식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결국 재사용 체계를 도입하지 않으면 우주 산업 자체가 커지지 못한다.

“4번 만에 끝냈다”, “국산화율 95%” 헤드라인의 실제 의미
최근 영상이나 일부 보도에서는 “한국이 4번 만에 끝냈다”, “국산화율 95%”, “외신이 난리”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이런 문구만 보면 한국이 이미 미국 수준의 재사용 기술을 완성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분석해보면, 지금 상황은 “재사용 발사체를 위한 기본 설계 방향을 확정했다”는 단계에 가깝다.
국산화율 95%는 누리호 개발에서 나타난 성과에 가까운 표현이고, 재사용 기술 자체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다. 누리호는 여전히 1회용 발사체이고, 재사용 기술은 차세대 발사체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즉, 헤드라인은 자극적인 편이고 실질적 상황은 훨씬 신중하게 봐야 한다. 재사용 로켓은 엔진만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라 착륙 시스템, 방향 제어, 재점화, 열 보호, 회수 프로파일 등 복합적인 기술이 요구된다. 지금은 그 전체 생태계의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후기
이번 내용 정리하면서 느낀 건, 한국 우주개발이 예전처럼 “언젠가 해야 할 미래 과제”가 아니라 “이미 실행에 들어간 현재 기술 개발”이라는 단계로 확실히 넘어왔다는 점이었다. 다만 대중이 접하는 보도는 자극적인 제목이 많고, 실제 기술 수준과는 간격이 있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 쉽다. 지금은 재사용 기술을 완성한 게 아니라, 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첫 번째 큰 방향 전환을 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로켓이 재사용 체계를 갖춰야 한국 우주 산업이 제대로 살아난다고 보고 있다. 발사 빈도가 많아지고 민간 기업이 뛰어들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진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책 변화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공부해야 할 점
– 메탄 엔진과 개방형 사이클 구조가 실제 재사용 과정에서 어떤 장점과 한계를 가지는지
– 엔진 재점화, 착륙 제어, 그리드핀, 열 보호 시스템 등 재사용 로켓 핵심 기술 요소의 국내 개발 수준
– 반복 발사 체계를 갖추기 위한 발사장 운영 인프라와 민간 참여 구조
– 재사용 로켓 도입이 군 정찰·통신 위성 발사 계획에 주는 전략적 영향
– 미국·중국·유럽의 재사용 로켓 개발 사례와 한국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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