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에는 추억, 한국에는 적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놀라운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남북 통일을 부정하면서도 미국과는 대화 여지를 남기는 이중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며 개인적 친분을 강조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를 배제한 채 차기 정권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을 향해선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냉혹한 적대국으로 규정했다. 사실상 한국과의 모든 협상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공식화한 셈이다.

핵무기 포기 불가 원칙 천명
연설의 핵심은 역시 핵무기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비핵화 가능성을 전면 부정했다. 그는 리비아·이라크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은 무장해제시킨 뒤에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이 다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한 협상 따위는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 못 박았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법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핵을 생존의 보장 장치로 규정한 그의 발언은 북한이 핵군축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억제력 제1사명과 제2사명
김정은은 핵 억제력의 역할을 두 단계로 구분하며 위협적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억제력의 제1사명은 전쟁 억제이며, 만약 상실될 경우 제2사명이 가동된다”고 경고했다. 제2사명은 곧 핵 반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제2사명이 발동되면 한국과 주변 동맹국의 군사조직과 기반은 삽시에 붕괴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핵무기를 단순한 방어 수단이 아닌 공격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핵 전략이 점점 공세적 성격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북 관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
김정은은 남한을 향해 “미국화된 식민지 속국”이라 비난하며 철저히 다른 나라임을 못 박았다. 그는 “우리는 정치·국방을 외세에 맡긴 나라와 통일할 생각이 없다”며 “통일은 결단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반신불수 기형체”라며 조롱성 발언까지 쏟아냈다. 이는 사실상 ‘두 개 국가’ 구도를 헌법적으로 고착시키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 스스로 남북관계를 단절하고 독립된 적대국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은 향후 한반도 정세에 심각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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