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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게 차 타는것보다 빠르다” 논란이 된 차량 ‘제한속도 단속의 정체’

타로 기자 조회수  

서울서 시작된 스쿨존 속도 하향 실험

서울시는 2024년부터 ‘보호구역 종합 관리대책’을 시행하며 일부 어린이보호구역(이하 스쿨존)의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30km에서 20km로 낮추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폭 8m 미만의 골목길, 보행로가 따로 없는 생활도로 50곳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 구간에서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하는 특성이 강해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

시범사업 초기부터 운전자와 학부모, 교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시민은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운전자들은 “실제 주행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20km/h는 과도하다” 운전자 불만 속출

운전자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부분은 ‘현실성 부족’이다. 도로 폭이 좁고 교차로가 많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시속 20km는 너무 느려, 사실상 차보다 사람이 더 빠르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2단 기어 넣기도 애매하다”, “언덕길에서 밀릴 뻔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또한, 해당 제한속도가 24시간 일괄 적용된다는 점도 불만을 키운다. 통행량이 적은 심야 시간이나 주말까지 같은 규제가 적용되면 교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차량 흐름이 막혀 배출가스와 소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이러한 규제가 교통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에 탄력적 운영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 “속도 10km 차이, 생존율 2배 차이”

그러나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속도 하향이 단순한 불편이 아닌 ‘생명을 지키는 조치’라고 강조한다. 경찰청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시 충돌 속도가 시속 30km일 경우 사망률은 약 15%지만, 시속 20km로 줄이면 7% 미만으로 낮아진다. 제동거리 또한 평균 13m에서 7m로 단축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여유가 생긴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시야 확보 능력과 반응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더 취약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들이 뛰어나오는 환경에서 10km/h의 차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선”이라고 설명했다.

위헌 논란까지 번진 속도 규제

이 같은 제한속도 강화 움직임은 결국 법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도로교통법 제12조 제1항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차량 제한속도를 일률적으로 시속 30km 이하로 정하고 있으나, 일부 운전자 단체는 “시간대·요일 구분 없는 규정은 과잉 제한”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사안에 대해 심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스쿨존 규제 체계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서울시의 20km 시범사업은 법적 근거가 아닌 ‘지자체 재량’에 따라 시행되는 만큼, 위헌 판단이 내려질 경우 사업 지속 여부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보완책 마련해 실효성 높일 것”

서울시는 일방적인 규제 강화라는 비판을 의식해 보완책도 병행하고 있다. 먼저, 시간대별 탄력 운영을 검토 중이다. 통학 시간대에는 시속 20km를 유지하되, 심야·휴일에는 제한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또한, 스마트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 기반 속도 감지 시스템, LED 바닥신호, 차량 접근 알림장치 등을 도입해 운전자가 속도를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도로 구조가 불리한 구간에는 차선 폭 조정, 일방통행 전환, 우회로 확보 등을 통해 교통 정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보다 사고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가야 한다”며 “기계적 규제보다 환경 개선이 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확대 가능성… 단계적 시행이 현실적

국토교통부는 이미 전국 스쿨존 1만2000여 곳에 대해 과속 단속카메라와 신호등 100%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 20km 제한이 일정 효과를 보이면, 타 지자체로의 확산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국 일괄 확대는 무리라고 지적한다. 지역별 도로 구조와 통학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통공단 관계자는 “학교 밀집 지역이나 주택가 이면도로 등 고위험 구간 중심의 단계적 시행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스쿨존 20km/h 제한은 단순한 속도 조정이 아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안전정책’으로 평가된다. 안전과 효율 사이의 균형, 그리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절충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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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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