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육군, ISV 자율주행 시험에 돌입
미 육군이 보병 분대차량(ISV·Infantry Squad Vehicle)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는 대규모 시험을 시작했다. 이번 시도는 단순한 차량 현대화가 아니라, 병력 수송과 무인 전투 지원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전투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들은 이번 사업을 “미래 지상전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하며 주목하고 있다. 미 육군은 포테라(Potera), 오버랜드 AI(Overland AI), 스카우트 AI(Scout AI) 등 3개 민간 기업과 약 15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5월까지 시험차량을 인도받아 실제 부대 배치 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상용 픽업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량 전투차
ISV는 쉐보레 콜로라도 ZR2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이다. 상용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군사적 요구 성능을 충족하도록 설계됐다. 총중량은 2톤을 조금 넘으며, 보병 분대 규모 병력과 1.5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UH-60 블랙호크 헬기와 CH-47 치누크, C-130 수송기를 통해 공중수송이 가능하고, 낙하산을 이용한 공중 투하도 할 수 있다. 이미 수백 대가 실전 배치되었으며, 최종 목표는 1700대 수준이다. 이러한 플랫폼에 AI 자율주행을 접목해 병사들이 탑승한 상태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거나, 필요 시 완전 무인 전투차량으로 운용하는 것이 이번 시험의 핵심이다.

GPS 없는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자율주행 기술
이번 사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오버랜드 AI다. 이 회사의 ‘오버드라이브(OverDrive)’ 기술은 GPS가 없는 환경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오버워치(OverWatch)’ 기술은 다수 차량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고, ‘스파크(SPARK)’는 통신과 주행 제어를 통합 관리한다.
이 기술들은 이미 미군이 운용 중인 여러 무인차량에서 시험된 바 있으며, ISV에 적용될 경우 전술적 유연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이 끊기거나 위성항법 신호가 교란되는 전자전 환경에서도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현대전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무인전투차량으로의 발전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번 ISV 자율주행 시험이 단순한 병력 수송을 넘어 지휘통제, 대드론 방어, 원격 화력지원 등 다목적 무인전투차량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차세대 무장 모듈인 ‘첨단 기동성 로켓 발사기(AML·Advanced Maneuver and Mobility Launcher)’를 자율주행 ISV에 탑재하는 개념이 거론된다.
이는 단순한 수송차량이 아니라, 드론 요격과 근접 화력 지원까지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전투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미 육군은 ISV가 소형 로켓, 기관총, 원격무장장치(RWS)까지 탑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전장에서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군도 무인지상차량 시험 중
흥미로운 점은 한국군 역시 무장 무인지상차량(UGV·Unmanned Ground Vehicle)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위사업청은 수백억 원 규모의 다목적 UGV 구매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이 시범 운용 차량을 군에 제공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HR-셰르파와 한화의 지능형 UGV는 소형 미사일 발사기와 원격사격통제체계(RWS)를 탑재해 대드론 임무, 정찰, 보급, 환자 후송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한국형 UGV는 병력 탑승을 고려하지 않는 비탑승형이라는 점에서, 병력 수송과 무인 전투차량을 동시에 시험하는 미군 ISV와는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새로운 교리와 기술적 과제
이번 시험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새로운 군 교리의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율주행 ISV가 실병력과 함께 배치될 경우, 기존의 소대 단위 전술 개념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통신 교란과 데이터링크 안정성, 공급망 문제 같은 과제도 남아 있다.
실제로 과거 프로젝트 컨버전스 훈련에서는 드론 군집이 전자전 공격으로 통신이 마비되어 작동 불능에 빠진 사례가 보고됐다. 미군은 이번 시험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 병력과 무인차량이 동시에 전장을 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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