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록히드마틴 연합, 초대형 사업 출격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세계 최대 군사시장인 미국 본토에 전투기 수출을 노리고 있다. 미국 해군이 추진하는 차세대 고등훈련기(UJTS)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 사업은 총 145~220대 규모, 1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성사될 경우 한국 전투기가 미국에 도입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한국산 무기가 미국군의 표준 장비로 채택된다면 중동, 동남아, 유럽 동맹국까지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AI는 기체 전반을 담당하고, 글로벌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시스템을 맡아 연합 형태로 입찰에 나섰다.

후보 기종 ‘TF-50N’의 경쟁력
KAI가 제안한 기종은 ‘TF-50N’이다. 이는 한국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훈련기다. 이미 한국 공군에서 다년간 실전 운용하며 검증을 마쳤고,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해외 공군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최대 속도 마하 1.5, 항속거리 1850km를 갖춘 TF-50N은 고등훈련은 물론 경공격 임무까지 수행 가능한 다목적 플랫폼이다. 훈련기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인 비용 대비 운용 효율성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T-50 계열은 20만 시간 이상 무사고 기록을 쌓아 안정성이 입증됐다”며 “실전에서 운용 중인 레퍼런스 자체가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보잉-사브 연합과 맞대결
가장 유력한 경쟁상대는 보잉과 스웨덴 사브(SAAB) 연합이다. 이들은 ‘T-7B’ 기종으로 입찰에 나섰다. 그러나 보잉은 미 공군에 납품한 T-7A에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조종석 흔들림, 산소 공급 장치 이상 등 결함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미 공군의 운용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 게다가 보잉 내부 파업과 납기 지연, 원가 상승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쳐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은 KAI-록히드마틴 연합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미국 본토 진출의 상징성
한국 전투기가 미국에 수출된다면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자국산 장비를 우선 채택해왔으며, 해외 기종 도입은 극히 드물다. 따라서 한국산 항공기가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 선정된다면, 이는 곧 기술력과 신뢰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더 나아가 미국이 레퍼런스로 작용하면서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서방 동맹국들의 후속 사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훈련기 수요가 비슷한 스펙을 요구하는 만큼, 미국 시장 진입은 글로벌 시장 확장의 지렛대가 된다.

‘K-방산’의 글로벌 도약
최근 한국 방산업은 전차(K2), 자주포(K9), 전투기(T-50 계열) 수출로 유럽과 중동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폴란드와 체결한 대규모 K2·K9 계약, 노르웨이·호주에서 잇따른 K9 채택, 필리핀·인도네시아의 FA-50 도입은 한국 방산의 위상을 높였다.
이번 미국 훈련기 사업까지 수주한다면 K-방산은 단순 수출국을 넘어 세계 방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10조 원 프로젝트 성공은 한국 방산 수출 규모를 단숨에 끌어올리고, 항공기 분야에서 독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남은 과제와 전망
다만 승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 정치권과 군 수뇌부는 자국산 무기 선호가 강하고, 방산 산업 보호 논리도 여전히 작동한다. KAI와 록히드마틴이 기술 협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 해도, 최종 선택은 정치·외교적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유지·정비 체계, 부품 공급망 현지화 등에서 미국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KAI가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K-방산의 아메리카 드림이 실현된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도전은 단순한 수출 경쟁을 넘어 한국 항공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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