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AJAX 사업이 흔들린 현장
영국의 육군 현대화 계획에서 핵심이었던 AJAX 장갑차 사업이 계속 삐걱거리고 있었다. 초기 목표는 정찰용 장갑차 589대를 도입해 기존 CVR(T) 계열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었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테스트 과정에서 진동, 소음 문제, 승무원 안전성 우려 같은 치명적인 결함이 반복됐다. 가장 심각했던 건 승무원들이 탑승 후 청력 손상 위험을 호소했고, 특정 상황에서는 내부 진동 때문에 장시간 운용이 불가능하다는 보고까지 나왔다는 점이었다. 영국 국방부는 결국 시험평가를 중단했고, 프로젝트 일정은 5년 이상 밀려 버렸다. 영국 BBC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하면서 “국가 단위 방산 능력을 스스로 위협하는 실패 사례”로 평가했다. 영국 정부가 이미 15조 원 가까운 예산을 써버린 상황에서, 기존 체계를 고쳐 쓰기 어렵다는 기류도 강해졌다. 이때부터 영국군 내부에서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AS21 레드백이 후보권에 들어선 배경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떠오른 선택지가 한국의 AS21 레드백이었다. 원래 레드백은 호주 LAND 400 Phase 3 사업을 위해 개발된 보병전투장갑차 플랫폼이고, 2020년 이후 호주 육군 평가에서 생존성·기동성·사격 안정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종 중 하나였다. 영국군이 레드백을 주목한 이유는 단순히 성능 때문만이 아니라, 모듈형 설계와 특수 임무형 변형 개발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AJAX로 계획했던 정찰형·지원형·지휘통제형 같은 여러 파생형을 레드백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또한 한국의 방산 업체들이 제시한 공급 일정과 단가 역시 영국에겐 매력적인 카드였다. 기존 AJAX 예산이 너무 커진 상황에서 사업 전환을 하더라도 손실을 일부라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결국 영국 국방 예산위원회와 육군은 레드백을 ‘검토 대상 플랫폼’으로 올리기 시작했고, 내부 문건에서도 언급 빈도가 빠르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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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방산이 레드백을 바라보는 이유
영국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자국 방산 기반의 구조적 한계로 진단하는 시각도 많았다. 영국이 한때 장갑차 설계·생산에서 선두권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설계 역량과 생산 체계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신규 플랫폼을 독자 개발할 능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반복됐다. 반면 한국은 K-방산 기조 아래 육상 장비부터 미사일까지 수출 실적을 늘리고 있었고, 여러 나라가 이미 K2, K9, K21 기반 장비를 도입했다. 영국 BBC가 “영국 방산의 몰락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식으로 보도한 것도 이런 현실적인 격차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영국군은 단순히 문제 없는 장비를 찾는 게 아니라, 향후 파생형 개발과 군 현대화 계획 전체를 장기적으로 지원할 산업 파트너를 필요로 했다. 레드백은 현세대 전투장갑차 기준에서 센서, 사격 통제, 능동방호체계, 디지털 전투 네트워크 모두 연동성이 높은 데다, 한국 업체들이 요구하는 기술 이전 범위도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군 입장에서는 안정적 생산 라인을 가진 해외 플랫폼을 가져오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었다.

580대 규모 사업이 의미하는 전략 변화
영국이 언급한 580대 규모는 사실상 AJAX 원래 목표 물량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어서, 만약 이 계획이 본격화된다면 영국 육군의 기갑 전력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게 된다. 영국은 냉전 이후 가장 큰 장비 교체 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셈이고, 이는 유럽 전역에서도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2020년대 중반 이후 나토 회원국들이 동유럽 전선을 중심으로 장비 현대화를 가속하면서, 영국도 더 이상 지연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레드백이 최종 채택된다면 단순히 장갑차 도입 수준이 아니라, 영국군의 디지털 네트워크 체계, 보병전투단 구조, 실시간 센서-슈터 체계까지 대대적으로 재정비되는 효과가 생긴다. 동시에 영국 방산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공동 생산이나 현지 조립 방식이 가능한지 같은 세부 조건도 본격적으로 협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영국과 한국의 방산 협력 모델이 확장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후기
자료를 정리하면서 느낀 건 영국군이 단순한 장비 결함 때문에 대안을 찾는 게 아니라, 이미 10년 넘게 이어진 구조적 문제를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었다. 레드백은 단순히 성능 좋은 장갑차가 아니라, 영국이 잃어버린 생산 기반을 외부에서 보완할 수 있는 선택지로 떠오른 셈이었다. 개인적으로 방산 강국으로 꼽히던 영국이 이런 상황에 놓인 건 상징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 장비가 후보군에 오른 이유를 살펴보면, 단순히 값이 싸서가 아니라 실제 운용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산업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독일 장갑차 물리친 '한국 독거미', 한국군도 사용할까 [박수찬의 軍] | 세계일보](https://mimg.segye.com/content/image/2023/12/08/ori/20231208507630.jpg)
공부해야 할 점
- AJAX 장갑차 시험평가에서 발생한 기술적 결함의 구체적 구조
- 레드백 파생형 개발 가능성과 영국 요구 성능 간의 비교
- 영국 방산 산업 구조 변화와 타 장비 사업 실패 사례
- 나토 내 장갑차 표준화 움직임과 레드백의 확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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