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마니아, 미군 감축 결정 철회 강력 촉구
루마니아 정부가 최근 미국의 주둔 병력 감축 방침에 대해 공식적으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루마니아 국방부 소린 몰도반 차관은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반드시 번복돼야 한다”며 “미군의 철수는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전략적 재배치가 중국 견제를 위한 필요 조치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동유럽에서의 미군 감축은 사실상 나토의 동부 방위선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몰도반 차관은 특히 “유럽의 최전선에 위치한 루마니아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면 이는 러시아로 하여금 나토의 단결에 균열이 생겼다고 판단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부 전선 방어력 약화와 전력 공백 우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나토 동부 전선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평가받아 왔다. 현재 루마니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공수부대와 포병, 방공 전력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러시아의 남부 군사구역과 흑해 방면을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800여 명 규모의 제101공수사단 제2보병여단을 철수시키면, 루마니아 내 미군 병력은 약 1,0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감소를 넘어, 나토 동부 방위 체계의 균형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화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군뿐 아니라 미군의 정보, 감시, 정찰(ISR) 능력도 일부 후퇴할 경우, 전장 상황의 실시간 파악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상징성과 러시아 선전 효과
루마니아 정부는 이번 감축이 단순한 병력 이동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지닌다고 판단하고 있다. 몰도반 차관은 “러시아는 나토가 더 이상 동부 유럽 방어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할 명분을 얻을 것”이라며, “이 조치는 푸틴 정권의 대내 선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과거에도 나토의 내부 갈등이나 미국의 전략적 후퇴 조짐을 선전 수단으로 적극 이용해 왔다. 루마니아 내에서는 이러한 감축이 러시아의 오판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나토와 미국, “전략적 유연성 유지” 강조
반면 미국과 나토 측은 이번 조치가 방어 태세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루마니아를 포함한 동유럽 방면의 방위 의지는 변함없다”며 “필요시 즉시 병력을 재배치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또한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나토는 루마니아를 결코 고립시키지 않을 것이며, 위기 상황에서는 31개국의 병력이 즉각 투입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루마니아 측은 이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실제 병력 감축은 현장의 군사 균형을 분명히 흔들 것”이라며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루마니아의 대응 전략과 외교적 해법
루마니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국의 군사 역량 강화와 외교적 설득 병행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독일·프랑스·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과의 합동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의 고위급 협의 채널을 상시 가동해 감축 결정의 재검토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루마니아 외교부는 “우리는 나토의 충실한 일원으로서 동맹의 전선이 약화되지 않도록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나토 동부 방위 재편의 신호탄
이번 논란은 단순한 주둔 병력 감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국의 글로벌 전략이 인도·태평양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나토 내부의 지역 안보 분담이 새롭게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루마니아의 반발은 동부 유럽 국가들이 안보 공백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상징한다.
나토 내부에서도 “미국이 유럽 방위를 축소하면, 유럽 각국이 독자적 억제력 강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미·러·중 3국의 전략 경쟁 속에서 나토의 결속력, 유럽의 자주방위, 그리고 루마니아의 지정학적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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