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가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번에는 엔진도, 배기음도, 휘발유 냄새도 없다. 페라리는 최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하이퍼카 ‘F76’을 공개하며, 브랜드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제시했다.
‘속도·소리·엔진’으로 정의돼 온 페라리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모델이지만,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페라리다운’ 존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실이 아닌, 디지털에서 태어난 첫 번째 페라리
F76은 실제 도로를 달리는 물리적 차량이 아니다. 페라리가 내세운 슬로건은 “No Engine, No Garage(엔진도, 차고도 없다).” 이 모델은 오직 NFT(대체 불가능 토큰) 형태로만 존재하는 디지털 자산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NFT는 단 하나의 고유한 소유권을 부여받아 복제나 위조가 불가능하다. 페라리는 이 기술을 통해 “차를 소유하는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혁신적 메시지를 던졌다.
디자인은 AI 기반 생성형 알고리즘(Generative Design) 으로 수천 가지 형태를 시뮬레이션한 끝에 완성됐다. 보닛은 극단적으로 낮고, 측면부는 유리처럼 매끈하게 이어지며, 후면부는 가상의 공기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물리적 제약이 사라지자 디자인은 더욱 과감해졌고, ‘공기역학의 예술’이라는 페라리 철학이 가상 공간 속에서 재탄생했다.

가상의 공기역학, 현실을 초월한 디자인 실험
F76은 금속이나 카본파이버 대신 디지털 렌더링과 가상 시뮬레이션 기술로 제작된 완전한 디지털 하이퍼카다. 페라리 디자인센터는 수천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블 퓨셀리지(Double Fuselage) 구조와 중앙 공기 통로를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이 설계는 실제 차량 못지않은 공기역학적 효율을 자랑한다.
실제 구동계나 엔진은 없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드라이브-바이-와이어(Drive-by-wire) 기술과 듀얼 콕핏 구조가 적용됐다. 이 모델은 페라리의 프라이빗 커뮤니티 프로그램 ‘하이퍼클럽(Hyperclub)’ 회원에게만 한정 제공된다.

자동차를 넘어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
F76은 단순한 가상 콘셉트카가 아니다. NFT 기반으로 단 한 명의 소유자만 가질 수 있는 디지털 하이퍼카로, 전 세계에 동일한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유자는 자신만의 F76을 메타버스 전시회나 디지털 쇼룸에 전시하거나, 페라리의 전용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다른 NFT 소유자들과 공유·거래할 수 있다.
즉, 페라리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물건’이 아닌,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현실의 차보다 더 자유롭고, 예술적인 방향으로 자동차 문화를 재정의하는 셈이다.

여전히 ‘페라리다운’ 긴장감과 비율
F76은 현실의 차량보다 훨씬 자유롭게 디자인됐지만, 여전히 페라리의 DNA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수평으로 뻗은 차체 라인, 후면의 둥근 테일램프, 전면의 스쿠데리아 엠블럼, 그리고 날렵한 실루엣은 전통적인 페라리 디자인 언어를 유지한다. 그 결과, F76은 현실을 초월했음에도 단 한눈에 ‘페라리’임을 알아볼 수 있는 존재로 완성됐다.

“엔진 대신 감각을 설계한다”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Benedetto Vigna) 는 “F76은 단순한 디지털 모델이 아니라, 페라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철학적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즉, 앞으로의 페라리는 속도보다 감각을, 엔진보다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F76은 그런 변화의 첫 신호탄이다 조용하지만 강렬한, 세상에서 가장 ‘페라리다운’ 무엔진 하이퍼카가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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