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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공습한” 미국을 비판했지만 정작 이란은 지지 포기한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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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은 비판, 이란 지지는 생략한 북한

북한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규탄하는 담화를 내면서도 정작 이란에 대한 ‘연대·지지’ 표현을 의도적으로 빼놓은 것은, 표면적으로는 반미·반이스라엘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란 전쟁에 깊이 휘말리지는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이란의 ‘주권 수호’와 ‘이슬람 혁명’에 공개 지지 발언을 여러 차례 쏟아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입장은 분명히 수위가 낮아졌고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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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이 이례적으로 낸 두 차례 담화

북한 외무성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직후와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뒤, 나흘 간격으로 두 차례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첫 번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향해 “중동 평화를 좀먹는 암적 존재이자 세계 평화와 안전 파괴의 주범”이라고 규정하는 강도 높은 비난이었다. 두 번째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에 대해 “주권국가의 영토 보전과 안전 이익을 난폭하게 짓밟은 불법 공격”이라고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2024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당시에는 침묵에 가까웠던 북한이, 이번엔 연달아 입장을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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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빠진 한 단어: ‘이란 지지’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이 두 차례 성명에서 단 한 번도 “이란을 지지한다”거나 “이란 인민·정부와 연대한다”는 식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거 북한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미사일 개발·‘반미 투쟁’을 거론하며 “전적인 지지”를 여러 차례 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난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이란 측 행동이나 정책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피했다. 서울 정보당국도 “북한이 이스라엘–이란–미국 갈등에서 공개적으로 이란 편에 서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비난 수위도 조절… 이스라엘과 온도 차

또 하나의 특징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비판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수위는 상대적으로 낮게 조절했다는 점이다. 북한 외무성은 이스라엘을 “중동 평화의 암적 존재”이자 “세계 평화 파괴의 주범”으로 규정하며 직설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반면 미국을 향해서는 “유엔 헌장을 위반한 불법 공격”, “깡패 같은 패권 행위” 정도의 표현에 그치며, 기존 반미 담화에 비해 감정적 수사를 다소 줄였다. 38노스는 이를 두고 “이스라엘을 주공(主攻)으로, 미국은 종공(從攻) 정도로 설정한 수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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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려는 계산

38노스는 이런 미묘한 톤 조절과 이란 지지 생략이 “러시아 입장과 보조를 맞추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김정은은 6월 중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회담을 갖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중동 정세 인식을 전달받았다. 북한 외무성의 첫 공식 담화는 이 만남 이틀 뒤에 나왔고, 이스라엘·미국 공습이 시작된 지 엿새 만에야 발표됐다. 38노스는 “반응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는 점은, 평양이 모스크바와의 입장 조율을 기다렸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 관영 매체는 최근 북·러 군사협력, 북·러 조약 1주년 행사, 김정은–푸틴 메시지 교환을 대대적으로 조명해 왔고, 이란 관련 발언도 이 흐름 안에서 ‘러시아와 발을 맞춘’ 형태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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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도 거리 두는 ‘균형 잡힌 반미’ 전략

북한이 이란과의 물리적 군사협력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입장과 연결된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미·이스라엘–이란 전면충돌 이후에도, 북한이 이란에 무기·탄약을 공급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국회 보고에서 밝혔다. 중국·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이란을 두둔하는 발언을 반복해 온 것과 달리, 북한은 두 차례의 비교적 ‘완곡한’ 담화 외에는 추가 지지 신호를 내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향후 협상 여지를 완전히 닫지 않기 위해, 이란과의 연대를 상징적·수사적 수준에 머물게 하려는 계산으로도 해석된다. 동시에 러시아·중국과의 대이란 공조는 유지하되, 자신들은 직접적인 전쟁 후원국으로 찍히지 않으려는 ‘균형 잡힌 반미’ 전략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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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밀착이 드러난 또 하나의 단서

북한이 이란 문제에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려 한다는 점은, 최근 북·러 관계 보도 패턴에서도 확인된다. 평양 매체들은 김정은–쇼이구 회담, 북·러 조약 체결 1주년 행사, 러시아 군사대표단 방문 등을 연일 대서특필하며 “젊은 지도자들 간의 전우 관계”를 강조했다. 38노스는 “여기에 이란 관련 메시지까지 러시아와 발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더해진 것은, 북한이 북·러 관계 강화에 얼마나 전념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결국 이번 담화는 ‘이란 지지’보다 ‘러시아와의 전략적 연대’가 더 중요한 우선순위라는 사실을, 북한 스스로 드러낸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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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질문: 평양은 어디까지 ‘거리’를 둘 것인가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을 “불법 침공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반미·반이스라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이란을 ‘동지’로 호명하거나, 이란 지도부와 혁명 체제를 찬양하는 표현은 눈에 띄게 줄였다. 이는 앞으로도 중동 갈등에서 완전한 침묵은 지키지 않되, 특정 편에 끝까지 서지는 않겠다는 ‘거리 두기’ 전략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이런 태도는 북한이 미국과의 잠재적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행동 반경을 스스로 조절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공개 연대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겠지만, 평양은 그만큼 모스크바·베이징과의 대륙 축을 더 중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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