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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모 3척이 “중동 지키러 간 사이에” 중국이 뒤에서 쌓았다는 ‘이 장벽’

사이타 조회수  

스카버러 암초 입구를 가로막은 352m ‘해상 장벽’

로이터와 위성사진 분석업체 밴터(반토르)가 촬영한 10~11일 사진을 보면, 스카버러 암초 입구에 중국 선박들이 일렬로 정박해 길을 막고, 이튿날엔 암초 입구를 가로지르는 길이 약 352m의 부유식 장벽이 설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밧줄에 부표를 연속으로 달아 해상에 띄운 형태로, 그 안쪽에는 중국 해상민병대로 추정되는 어선 6척, 외측에는 3척이 추가로 배치돼 있었다고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변인 제이 타리엘라가 밝혔다. 필리핀 어선과 해경 함정이 암초 내부 석호로 들어가는 통로를 물리적으로 차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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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철거된 장벽, 다시 세워졌다

중국의 스카버러 암초 봉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필리핀 해군과 중국 해경의 대치 이후 중국은 사실상 이 해역을 상시 통제해 왔고, 2023년에는 약 300m 길이의 부유식 장벽을 설치해 필리핀 어선 접근을 막았다가, 필리핀 해경이 잠수부를 보내 밧줄을 끊고 부표를 회수하며 일시적으로 철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2024년과 2026년에 다시 유사한 장벽을 설치하며,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의 석호 입구를 반복적으로 봉쇄하는 패턴”을 이어가는 중이다. 필리핀은 이를 “우리 어민들의 조업권을 침해하는 불법 차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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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이 부정한 ‘구단선’을 장벽으로 밀어붙인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역사적 권리’ 해역이라고 주장하며 구단선(九段線)을 그어 왔지만,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이 주장에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스카버러 암초 역시 필리핀 EEZ 안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됐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해군·해경·해상민병대 선박을 상시 배치해, 필리핀 해경·어선을 물대포·위협 기동으로 밀어내고 있다. 부유식 장벽은 구단선 논리를 “물리적 현실”로 만들기 위한 일종의 해상 국경선 역할을 하는 셈이다.

Closer unofficial ties? Taiwanese coastguard ship docks in Japan | South  China Morning Post

미 항모 3척이 중동 간 사이, 인도·태평양 공백 노린 중국

이번 장벽 설치 시점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항모 전력이 대거 중동으로 이동한 ‘타이밍’ 때문이다.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이미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가운데, 제럴드 R. 포드함이 카리브해에서 수리 후 중동으로 전개됐고, 3월 말에는 조지 H. W. 부시함 전단이 미국 버지니아 노퍽 기지를 떠나 이란전 지원을 위해 중동으로 향했다. 워싱턴포스트와 국내 언론은 “이달 중으로 중동에 미 항모 3척이 동시에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미 항모가 남중국해 일대를 비우는 시점마다 인공섬 군사화, 해상 민병대 동원, 법 집행 강도 상향 등을 시도해 왔고, 이번 부유식 장벽 설치 역시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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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행의 자유’ 작전이 지나던 길을 물리적으로 좁힌다

미국은 2015년부터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FONOP)’ 작전을 벌이며, 중국이 실효 지배를 강화하는 암초·인공섬 인근 12해리 안쪽을 해군 함정으로 통과해 왔다. 일본·호주·영국·프랑스 등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기조 아래 이 일대 훈련에 동참해왔다. 스카버러 암초 입구에 설치된 부유식 장벽은 군함의 항행 자체를 직접 막지는 않지만,

  • 필리핀 어선 조업 구역을 줄이고,
  • 필리핀 해경·보급선 접근을 어렵게 만들며,
  • 장기적으로는 “이곳은 중국이 관리하는 내해(內海)”라는 인식을 굳히는 효과를 노린 조치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FONOP의 여유와 수위가 낮아진 시점에, 중국이 사실상의 해상 국경선을 한 칸 더 앞으로 밀어낸 셈”이라고 지적한다.

필리핀–중국 긴장 고조…“해상 충돌 위험 커져”

필리핀은 스카버러 암초를 자국 어민의 전통 조업 구역이자, 군사적으로도 전략 요충지로 본다. 이미 2023~2024년에도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경 함정에 고압 물대포를 쏘고, 일부 충돌로 선체가 파손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번 장벽 설치에 대해 타리엘라 대변인은 “중국이 필리핀 어민을 내쫓고,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을 자국 영해처럼 만들려는 또 다른 단계”라고 비판했다. 필리핀 정부는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MDT)을 상기시키며, 미·일 등 동맹국과 공조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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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만리장성’이 의미하는 것

정리하면, 미국 항모 3척이 중동에 집중 배치되어 인도·태평양 해역의 미 해군 존재감이 일시적으로 옅어진 사이, 중국은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 입구에 길이 352m 부유식 장벽과 선박들을 배치해 또 하나의 ‘해상 만리장성’을 쌓았다. 이는 국제법이 부정한 구단선 영유권 주장을 물리적 현실로 굳히려는 시도이자, 미·필리핀·동맹국들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인도·태평양에서의 전략적 공백이 단지 ‘힘의 균형’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한 칸씩 축적되는 장벽·인공섬·민병대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이 갖는 함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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