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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우크라 종전 한반도처럼 해라” 비무장지대 DMZ 처럼 만들라고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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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꺼내 든 ‘한반도식 DMZ’ 구상, 우크라이나는 깊은 불신을 드러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한반도식 비무장지대(DMZ)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28개 항 종전안 초안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에서 철수하고 그 자리에 ‘중립적·비무장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구상을 포함했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동부 지역을 국제법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되, 러시아군이 그 구역에 진입하지 않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계획을 통해 전쟁을 ‘정전체제’ 형태로 동결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실무진 “역겨울 정도로 부적절”… DMZ 제안에 즉각 반발

미국 육군장관 댄 드리스콜은 해당 구상을 설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을 돌며 협의를 시도했지만, 분위기는 냉담했다고 FT는 전했다. 드리스콜 장관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선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반도식 DMZ의 성공 사례를 강조했음에도, 협상장에서는 오히려 강한 반발이 나왔다는 것이다.

실무자들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를 사실상 러시아에 넘겨주는 것을 어떻게 인정하라는 것이냐”며 반발했고, 참석한 유럽 당국자 한 명은 “브리핑 자체가 역겨울 정도였다”고 혹평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내내 ‘영토 양보 불가’를 헌법적 원칙으로 제시해왔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를 포기하는 협상은 정전이 아니라 패배”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미 측은 ‘한반도 모델’을 해답으로 제시… 현실은 전혀 다른 조건

미국의 구상은 한국전쟁 정전협정처럼 전선을 고착하고 완충지대를 조성해 장기적 휴전을 유지하는 형태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도 최근 남북한 DMZ 모델이 종전안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DMZ 뒤편에 중화기 배치가 제한되는 두 번째 완충지대까지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전선은 도네츠크 북동부에서 자포리자·헤르손을 잇는 약 1000㎞ 구간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반도 모델이 우크라이나에 제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본다. 북·중·러가 정전체제를 유지한 한반도와 달리, 현재 러시아는 휴전 이후 재침공할 가능성이 높고 서방 또한 장기 주둔을 약속할지 불확실하다. 핀란드 블랙버드그룹의 에밀 카스테헬미 분석가는 “서방이 강력한 안전 보장을 제공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일부 지역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지만,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과 휴전 이후 서방의 제재·지원 약화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전장을 지배하는 드론·지뢰전 환경, ‘DMZ’ 자체가 불명확한 개념

현대 전장에서 DMZ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조차 논란이 되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마이클 코프먼은 “오늘의 전장은 드론, 장거리 포격, 광범위한 지뢰전이 지배한다”며 전통적 의미의 비무장지대가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양측이 철수해야 할 거리, 무엇이 금지되는 무기인지, 사거리 20㎞ 이상의 드론을 어떻게 통제할지 등이 모두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DMZ처럼 병력과 중화기를 배치하지 않는다 해도, 장거리 무기체계가 보편화된 현대전에서는 DMZ 설치 자체가 전쟁 억제로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전선 동결은 러시아 재침공 시간 벌어주는 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DMZ 구상에 반대해왔다. 우크라이나 측은 정전체제가 성립되면 러시아는 병력을 재정비해 몇 년 뒤 또다시 대규모 공세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돈바스 점령 이후 8년 동안 전력을 재정비하며 2022년 전면 침공을 감행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책가들은 “DMZ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다음 전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치”라며 강하게 경계한다. 또한 DMZ 설치를 위해 도네츠크에서 철수할 경우, 러시아는 이를 기정사실화해 국제사회에서 영토 인정 압박을 강화할 수 있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정치적·군사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판단이다.

‘한반도식 정전’ 논의는 계속될 전망… 그러나 현실적 합의는 아직 요원

트럼프 행정부는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전쟁을 관리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고,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는 반복적으로 거론되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측이 요구하는 강력한 안보 보장과 러시아가 원하는 영토 인정 조건은 기본 전제부터 충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DMZ는 협상의 한 항목으로 남아 있겠지만 실제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현대전 환경을 고려하면 분쟁 완충지대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취약한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이번 논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국제 안보 체계를 재편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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