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전쟁이 촉발한 폭발물 원료 고갈 위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장기간 이어가면서 전 세계 군수 생산 체계에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 폭탄·포탄·유도무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핵심 원료 TNT의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공습에 사용한 막대한 양의 폭발물이 글로벌 TNT 생산량을 압도하면서 수급 불안이 본격화되었다.
영국 언론들은 나토 보고서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지속적 폭격으로 유럽과 미국의 TNT 공급망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해 온 서방 국가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나토가 예상보다 빠르게 무기 지원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 TNT 공급망의 핵심인 니트로켐의 한계
현재 전 세계 TNT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은 폴란드의 방산 공장 니트로켐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TNT의 90%를 니트로켐이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는 올해만 해도 2027~2029년까지 사용할 TNT 1만8000톤을 약 4500억 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니트로켐의 연간 생산량은 약 1만 톤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이스라엘 공습에 투입된 탄약량만으로 이 생산 능력을 상당 부분 잠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인권 단체는 니트로켐이 TNT를 이스라엘에도 직접 공급한다고 주장하며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군수 시장에서 TNT 수요는 급등했지만 니트로켐의 생산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는 TNT 부족
나토 보고서는 TNT 부족이 “유럽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능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TNT는 단순 포탄뿐 아니라 유도폭탄·지대지 미사일·방사포·드론 탄두 등 거의 모든 전쟁 장비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에 TNT 수급이 막히면 전체 무기 생산 체계가 멈출 수밖에 없다.
이미 우크라이나군은 포탄 부족으로 인해 각 부대에 탄약 배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액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7~8월 기준 서방의 월평균 군사지원액은 3조7000억 원 수준으로, 상반기 평균 대비 42.5%나 감소했다. 포탄과 탄두 생산에 필수인 TNT 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전력 유지 능력에 치명적인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0년 동안 손 놓아온’ 미국과 영국의 뒤늦은 비상 생산체제
현재 상황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미국과 영국이 지난 수십 년간 TNT 자국 생산 시설을 사실상 방치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1980년대 환경오염 문제를 이유로 TNT 생산 공장을 폐쇄했고, 영국 역시 2008년 이후 생산 시설을 모두 닫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TNT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는 체제에 묶여 있었다. 결국 전쟁이 장기화되고 이스라엘이 대량의 탄약을 사용하자 미국은 뒤늦게 6천억 원 규모를 투입해 켄터키주에 TNT 생산 시설을 새로 짓기 시작했다.
완공 예정일은 2028년이며, 이는 현재의 TNT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지나치게 늦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역시 지난 6월 2조8000억 원 규모의 군수 공장 투자를 발표하며 뒤늦은 생산 재개에 나섰고, 스웨덴 방산 기업들도 TNT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우크라 지원 축소 논란 속 등장한 새로운 변수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TNT 부족 문제는 미국의 전략적 결정을 뒷받침하는 명분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 이상 충분한 TNT 생산 여력이 없다”는 논리가 부각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를 구조적으로 축소하려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TNT를 자체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전쟁, 유럽 방위 수요, 아시아 지역 긴장까지 겹치면 미국의 군수 지원 우선순위는 당연히 재조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군은 이미 여러 전선에서 방공·포탄 재고가 바닥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TNT 부족은 그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한국도 방심하면 같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
TNT 부족 사태는 한국에도 단순한 관전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고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천궁-II, 현무, K9 포탄, 천무 로켓 등 TNT 기반 무기를 대량 생산하며 군 현대화를 추진해 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폴란드 등 여러 나라에 포탄·탄약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며 국내 생산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TNT 자체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지만 글로벌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원료 수입 차질과 공급망 위험이 한국 방산 생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한국도 TNT 생산라인 확충을 선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세계 공급난은 어느 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TNT 부족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군수 체계를 흔드는 구조적 리스크이며, 한국 또한 이 흐름을 놓칠 경우 향후 방산 경쟁력과 전시 대비 능력에서 심각한 공백을 맞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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