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 전쟁 시대, 기존 방어체계의 한계를 드러내다
지난해 4월, 이란은 이스라엘의 고위 지휘관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300발이 넘는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특히 170여 대가 저가형 드론이었다는 사실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2개의 국제 분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현재, 전쟁 양상은 기존의 장거리 미사일 중심 구조에서 드론·소형 무기 체계가 혼재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공격 방식이 바뀌면 방어 방식 역시 따라 바뀌어야 한다. 이스라엘이 ‘아이언 빔(Iron Beam)’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 첫 실전 레이저 요격 체계, 아이언 빔 공개
12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단이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라파엘 어드밴스드 디펜스 시스템즈’ 본사를 방문했다. 라파엘은 국방부 산하 과학부대에서 출발한 국영 방산기업으로, 아이언 돔·데이비드 슬링 등 이스라엘 핵심 방어체계를 만든 곳이다. 방문을 위해 모든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를 막는 등 극도의 보안 조치가 이루어진 가운데, 라파엘은 처음으로 자사의 쇼케이스룸을 한국 기자단에게 공개했다.
전시 공간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세계 최초의 전력화 레이저 요격 시스템 ‘아이언 빔’이었다. 라파엘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공상과학(SF)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다”며 “다음 달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미사일 요격 방식과 완전히 다른 개념을 도입한 아이언 빔은, 전쟁의 비용과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아이언 돔, 데이비드 슬링… 층층이 쌓아온 이스라엘 방어망
이스라엘은 이미 억제력 높은 다층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중거리 요격체계 ‘데이비드 슬링’은 300km, 고도 15km까지 대응하며, 장거리 요격체계 ‘애로우’는 최대 2,400km 거리의 탄도미사일도 잡아낼 수 있다. 미국의 사드(THAAD)와 유사한 고고도 요격 능력을 갖춘 셈이다.
민간 보호의 핵심인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 군사력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반경 70km 이내에서 날아오는 단거리 로켓과 박격포탄까지 요격하며, 지난 10여 년간 민간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실제로 지난해 이란의 300여 발 공격 당시, 이스라엘은 99%를 요격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격 패턴은 달라졌다. 저가 드론이 전쟁의 새로운 핵심 무기로 떠오르면서 기존 미사일 기반 방어체계는 비용과 지속성에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드론 한 대 70만 원 vs 요격 미사일 7천만 원… 비용 전쟁의 현실
현재 우크라이나 군이 사용하는 드론 중 상당수는 500달러(약 73만 원)에 불과한 저가형이다. 반면 아이언 돔이 사용하는 타미르 요격 미사일은 한 발에 약 5만 달러(약 7,300만 원)로 알려져 있다. 드론이 대량으로 날아올 경우, 방어 측의 비용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라파엘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로 날아온 드론 숫자는 수천 대에 달했다”며 “미사일 기반 방어는 비싸고 생산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값싸고 빠르게 양산되는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값싸고 빠른 방어 시스템이 필요했다. 아이언 빔이 개발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비용의 전쟁’이다.

레이저 요격의 시대… 아이언 빔의 핵심은 ‘싸고 빠르다’
아이언 빔은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공중 표적을 순간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특징은 명확하다.
- 요격 비용: 거의 0에 가깝다
전력을 사용하는 레이저 특성상, 발사 비용이 기존 미사일 대비 수백 분의 1 수준이다. -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빛의 속도로 표적을 타격하기 때문에 드론·로켓 등 근접 속도 공격에 유리하다. - 탄약 개념이 없다
미사일처럼 ‘재고’가 필요하지 않다. 전력만 있으면 무제한 발사가 가능하다.
아이언 빔은 최대 10km 내 소형 표적 요격을 목표로 개발됐으며, 아이언 돔을 보완하는 근거리 방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기존 다층 방어망에 아이언 빔이 추가되면, 비용 부담이 극적으로 줄고 드론·로켓에 대한 대응 속도도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쟁 양상을 다시 바꿀 차세대 방패… 세계의 시선이 쏠리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여 년간 아이언 돔으로 방어 전쟁의 개념을 재정의했듯, 이번에는 아이언 빔으로 ‘레이저 방어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드론·로켓 등 저비용 공격 수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아이언 빔은 그간의 방어체계가 가진 경제적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으로 평가된다.
다음 달 실전 배치가 시작되면, 아이언 빔은 세계 최초의 레이저 무기 실전 운용 사례가 된다. 이미 일부 국가들은 아이언 빔 기술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스라엘 방산 산업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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