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러 군사 협력의 상징, 러시아 국기 등장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국기가 공식 행렬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1일 “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전날 성대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진에는 노광철 국방상을 선두로 각 부대별 종대가 참여했으며, 그중 러시아와 북한 국기를 동시에 앞세운 부대가 포착됐다. 해당 부대는 지난해 러시아 전선에 파견된 북한군 특수부대로 추정된다. 종대 선두에는 리창호 정찰총국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외 파병군이 열병식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러 간 군사 연대 강화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길리슈트·위장복 착용…실전형 병력 과시
열병식에 참여한 병력의 복장도 눈에 띄었다. 일부 병사들은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르고 길리슈트를 착용한 채 행진했으며, 다른 병사들은 헬멧과 랜턴을 착용해 야간 작전 능력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러시아 전쟁 경험을 반영한 실전형 병력 운용의 시각적 표현”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북한군은 러시아 파병을 통해 전자전, 드론 운용, 야간전술 등의 실전 경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군의 실전 교리를 빠르게 흡수해 전투병 복장과 장비에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열병식의 하이라이트, 신형 ICBM ‘화성포-20형’
열병식의 절정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20형’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김일성광장을 가득 메운 이 미사일은 북한이 공개한 전략무기 중 가장 주목받는 무기였다.
관중석에서는 ‘화성-20형’ 행렬이 지나갈 때 환호성이 터져 나왔으며, 노동신문은 “적의 심장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라며 그 위력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다탄두(MIRV) 기술을 적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한 장거리 핵 타격 수단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형 탱크 ‘천마-20형’과 155㎜ 자주포 등장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은 새로운 주력 전차 ‘천마-20형’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탱크 공장을 시찰할 당시 등장했던 모델과 동일한 형태로, 공식 명칭과 기동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매체는 이를 “막강한 공격력과 믿음직한 방호체계를 갖춘 현대식 주력 땅크”라고 소개했다.
특히 ‘천마-20형’에는 적 대전차 미사일을 자동 요격하는 하드킬 능동방어체계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피스트’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최신 전차 생존 기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55㎜ 자주포도 함께 등장해, 북한의 포병전력 현대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드론 전력 강화와 무인기 발사 차량 공개
이번 열병식에서는 자폭 드론 발사 차량과 무인기 운용체계도 새롭게 등장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드론 전력을 집중 육성해왔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의 ‘란셋-3’ 자폭 드론을 모방한 모델을 자체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연구위원은 “북한군이 러시아 전장 경험을 직접 반영해 자폭 드론과 발사 차량을 개선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북한이 향후 비대칭 전력 중심의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의 외교적 제스처, ‘스킨십 외교’로 시선 집중
열병식 주석단 중앙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자리했고, 좌우에는 중국 리창 국무원 총리,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베트남 응우옌 푸 쫑 총비서가 함께했다. 김 총비서는 이들과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손을 맞잡거나 포옹하는 등 이례적인 스킨십을 보였다.
이는 북중러 삼각 협력과 더불어 베트남까지 포함한 ‘반미 연대’의 외교적 상징으로 해석된다. 공식 연설에서 김 총비서는 직접적인 한미 비난 발언을 삼갔으나, 핵·극초음속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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