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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이미 큰일났다 “세계 산업 문명을 통째로 바꾸고 있는” 이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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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막히면, 아시아부터 무너진다”는 경고

자이한은 책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성을 두 가지 이유로 꼽았다. 첫째,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큰 비중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하고 있고, 둘째, 그 중요성에 비해 주변 걸프 국가들의 해군력이 터무니없이 약하다는 점이다. 이 지역의 안전이 유지돼 온 것은 걸프 국가가 아니라 미국 해군의 ‘관리’ 덕분이었고,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접는 순간 봉쇄·협박·전쟁이 상시 위험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특히 강조한 건,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일본·중국 같은 동아시아 제조국이 가장 먼저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대목이다.

호르무즈해협 장악한 이란, 추가적 군사 조치 취할 능력은 급속히 감소

미국은 ‘세계 경찰’에서 ‘자국 우선’으로…책이 예측한 방향

자이한은 미국이 더 이상 동맹 전체를 지켜주는 경찰이 아니라, 셰일 혁명과 에너지 자급을 바탕으로 자국 이익과 소수 파트너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은 이란 봉쇄 국면에서 호르무즈를 지키는 대신, 자국産 원유·LNG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하자, 국내외 전문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에너지 시장 충격이 더 크다”며, 미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수출 호황의 수혜를 보는 반면 한국·일본 등 수입국은 반대 방향의 충격을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이한이 말한 “미국 없는 세계화”가 에너지·해상 운송 영역에서 이미 시작된 셈이다.

李대통령 "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통과하도록 인도와 긴밀히 협력"

한국, ‘가장 먼저 불 꺼진다’ 예언은 빗나갔지만…

흥미로운 건 자이한이 호르무즈 봉쇄 시 가장 먼저 무너질 나라로 한국을 지목하며 “한국의 불이 가장 먼저 꺼질 것”이라고까지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 전개는 조금 달랐다. 한국은 1억 배럴이 넘는 전략 비축유와 50일분 이상의 LNG 재고를 확보해 둔 덕분에, 단기 전력난을 피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과 에너지 당국은 “당장 공장 가동 중단이나 대규모 정전 사태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봉쇄 장기화 시 전력 공급과 생산·수출 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언이 완전히 맞지는 않았지만, ‘호르무즈 리스크가 한국 산업의 아킬레스건’이라는 방향성은 정확히 드러난 셈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커져···글로벌 원유운송 마비 우려 - 오피니언뉴스

세계화가 흔들리면, 가장 먼저 맞는 나라는 수출국

자이한은 또 다른 책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수출 주도 경제모델은 2030년 전후로 작동하기 어려워진다”고 전망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값싼 해상 운송과 미국이 보장한 개방형 자유무역질서가 약해지면, 자원도 내수도 작은 수출 의존 경제는 구조적으로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등은 그가 “한국·중국·대만·독일은 대부분 해적과 갈등에 노출된 해상 항로의 끝에 위치해 있고, 자국 상선을 호송할 만큼 강력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고 전한다. 즉, 값싼 운임과 안전한 바다 덕에 세계 공장·세계 조립기지 역할을 해온 국가들이, 새로운 지정학 환경에서 가장 큰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

좁고 절묘한 위치의 '세계 에너지 동맥'…글로벌 경제가 '분쟁 인질'로 - 경향신문

“해적 재등장–운송 선박 소형화–운임 폭등” 시나리오

자이한은 미국이 해상 패권 유지에 대한 의지를 거둬들이면, 2차대전 이후 사실상 사라졌던 대규모 해적 행위·국가 간 해상 충돌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안전 비용이 다시 커지면 현재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초대형 유조선 모델은 유지되기 어렵고, 각국은 더 많은 호위·보험료를 부담하며 소형 선박 중심으로 운송 체계를 재편하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곧 운임 폭등과 해상 물류량 감소로 이어지며, 원자재·에너지 대부분을 바다로 들여와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한국형 산업 구조에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이란 전쟁·호르무즈 봉쇄 이후 해상 운임과 항공 유류할증료는 급등했고, 한국 수출기업들도 운송비·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란 "美-이스라엘 대사 추방하면 호르무즈 통과 허용"

“한국은 특히 비관적”이라는 자이한의 2030 시나리오

자이한은 여러 저서·강연에서 한국에 대해 유독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 세계화 약화로 수출 주도 모델이 흔들리고,
  •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내수 확대를 가로막으며,
  •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일본·북한 사이에 끼인 채 해상·육상 모두 불안정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이 이 난관에 적응하려면 산업 구조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사회·정치 구조 전체를 손봐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세계화 이후의 중국은 협력보다 자국 중심 중상주의에 치우칠 것”이라며, 한국 수출 전략의 전제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취지의 경고를 남겼다.
호르무즈 긴장 고조…유조선 피격·해운사 통항 중단 확산

“일본과 손잡지 못하면 더 위험하다”는 추가 메시지

자이한은 한국이 처한 지정학·경제적 제약을 완화하기 위한 해법으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왔다. 두 나라 모두 에너지·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고부가 제조업과 해상 수출에 경쟁·공존하는 구조지만, 동시에 같은 해상 운송망에 기대는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이다. 에너지·원자재 공동 조달, 해상 안전·해군력 협력, 기술·인력 교류 등에서 협력하지 못한다면, 미국 없는 세계화 시대에 동북아 수출국들이 개별적으로 버티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결국 “세계 산업 문명을 통째로 흔드는 지역”은 중동의 작은 해협 하나지만, 그 파장은 한국 같은 수출 제조국의 성장 모델·에너지 안보·외교 전략까지 깊숙이 건드리고 있다. 한국이 당장 ‘불이 꺼지진’ 않았지만, 자이한이 말한 구조적 취약점—에너지·해상 운송 의존, 인구·수출 모델 문제—은 이미 현실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언젠가 올 위기”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이 새로운 지정학 환경에 맞는 에너지·해운·산업·외교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재설계하느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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