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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만든 완벽한 전투기”를 정작 한국이 못 쓰는 이유

히나토 기자 조회수  

UAE "미국 F-35 NO, 한국 KF-21 YES"...230억 달러 거래 뒤집히나? - 글로벌이코노믹

개발은 완벽에 가깝게 끝났다

KF-21은 42개월 동안 1,600회의 비행시험을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이 끝내며 개발 단계의 핵심 관문을 모두 통과했다.
공대공 미사일 발사, 초음속 비행, 공중급유 등 1만3,000여 개 시험 조건을 검증해 비행 안정성과 전투 성능을 입증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상반기 체계개발을 공식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양산기를 공군에 인도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운 상태다.
일정도 애초 계획보다 약 2개월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개발은 모범 사례로 기록됐다.

시험비행 앞둔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위용

1조5천억 계획이 6,900억만 남은 현실

문제는 ‘돈’이다. 애초 정부와 방위사업청은 2026~2027년 사이 KF-21 블록1 40대를 한꺼번에 양산하기 위해 약 1조5,000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하는 구상을 세웠다.
그러나 2025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 가운데 8,000억 원이 통째로 잘려 나갔고, 실제 반영된 금액은 6,9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이 금액은 최대 30대분 생산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로 분석되며, 원래 계획했던 40대 일괄 양산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결국 나머지 10대에 필요한 약 4,000억 원은 차기 예산으로 떠넘겨진 셈이라, 초도 전력화 규모 자체가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KF-21 옆에 국산 무인 스텔스기 3대… '보라매 지키는 가오리' 뜬다

공군 전력화 일정은 한 해씩 밀려간다

공군은 원래 2028년까지 노후 F-4·F-5 전투기 100여 대를 퇴역시키고, KF-21 블록1 40대로 1차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력 재편 로드맵을 그려왔다.
하지만 예산이 반 토막 나면서 2026~2027년 일괄 양산이 무산되고, 저율 생산·부분 인도 시나리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초도 양산기 실질 인도 시점이 2029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후기 퇴역 시점과 국산 전투기 전력화 시점이 엇갈리면, 공군이 준비해온 ‘보라매 체제’는 출범 단계부터 전력 공백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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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형 사업은 그대로, KF-21만 희생양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왜 하필 KF-21이 예산 조정의 직격탄을 맞았느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F-15K 성능개량, 공중급유기 추가 도입, F-35A 2차 도입 등 굵직한 대형 사업이 줄줄이 진행되면서, ‘아직 양산 전’ 단계인 KF-21이 가장 손쉬운 조정 대상으로 선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완성도 높은 국산 기체를 두고도 외산 중심 구조를 계속 끌고 가야 하고, 국산 항공 산업은 물량 부족으로 단가 상승과 경쟁력 약화를 겪게 된다.
공군 입장에서도 “성공적인 개발”을 공식 선언한 전투기를 예산 탓에 제때 도입하지 못하는 모순된 상황을 국민 앞에서 설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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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변심과 공동개발의 그림자

KF-21의 또 다른 변수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애초 개발비의 20%, 약 1조6,000억 원을 부담하고 48대를 도입하기로 약속했지만, 수년간 미납이 이어지며 실제 납부액은 일부에 그쳤다.
결국 한국은 인도네시아 분담금을 6,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낮춰주고, 그에 맞춰 기술이전 범위도 크게 줄이는 재조정안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인도네시아는 터키 5세대 전투기 KAAN 48대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양다리’ 전략을 선택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최근에는 KF-21 도입 방침도 블록1 48대에서 블록2 16대로 줄였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한국이 기대했던 공동개발 파트너 효과는 크게 퇴색했다.

단독] 미 F-35보다 비싼 KF-21…도입 계획 어쩌나

필리핀·UAE가 살려줄 수출 희망

내수 예산이 발목을 잡는 사이, KF-21을 살릴 ‘구원 투수’로 거론되는 곳은 필리핀과 UAE다. 필리핀은 이미 FA-50 23대를 운용 중이며, KF-21 20~24대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뒤 한국 사천에서 시험비행을 추진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군사 전문 매체들은 “KF-21은 교과서적으로 개발됐지만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F-35 도입이 어려운 중동 국가들에 KF-21 블록3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수출 물량이 확보되면 국내 양산 물량 공백을 메우고 단가를 안정시킬 수 있어, ‘한국 공군이 못 쓰는 국산 명품 전투기’라는 아이러니를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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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3년이 보라매 운명을 가른다

방위사업청은 향후 2~3년을 KF-21 사업의 진짜 고비로 보고 있다.
당장 확보된 예산만으로는 초기 양산 물량도 불투명한 수준이어서, 국방 예산 재조정과 추가 확보 없이는 공군 전력 공백과 산업 기반 약화가 동시에 현실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개발 자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속도와 완성도로 끝났고, 1,600회 무사고·1만3,000개 시험 통과라는 이력은 이미 KF-21을 ‘검증된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와 예산이다. 한국이 만든 역대급 전투기를 한국군이 제대로 쓰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을 끝낼지, 아니면 또 한 번 외산 의존의 악순환을 반복할지, 답은 향후 몇 년 안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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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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