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유럽산 수송기 A400M 도입 선언
인도네시아가 유럽 에어버스사의 A400M 대형 수송기를 도입하며 추가 구매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반면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 사업에서는 분담금을 대폭 삭감해 방산 협력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행보는 인도네시아가 무기 현대화를 추진하면서도 한국보다 유럽 및 중동과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프라보워 대통령 “A400M 추가 4대 도입 검토”
현지시간 11월 3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수도 자카르타 공군기지에서 열린 A400M 1호기 인도식에서 “A400M 4대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A400M은 최대 37톤의 화물을 적재하고 약 4,400km를 비행할 수 있는 다목적 수송기로, 헬기나 장갑차도 운송이 가능하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향후 재난 구호, 해외 파병, 소방 임무 등 다양한 군사·비군사 작전에 A400M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도주의 명분’ 내세운 무기 도입
프라보워 대통령은 A400M을 “재난 대응 및 인도주의 임무를 위한 핵심 수송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 지구 같은 분쟁 지역에 의료 인력과 구호 물자를 신속히 파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인도적 기여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A400M은 필요 시 최대 2만 리터의 소화제를 투하할 수 있어 대형 산불 진화에도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인도주의 명분’이 실제로는 군 현대화와 외교적 입지 강화를 위한 정치적 수단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KF-21 분담금 축소…한국과의 온도 차
인도네시아는 2016년 한국과 KF-21 공동개발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 몇 년간 분담금 납부 지연과 삭감으로 갈등이 지속돼 왔다. 당초 부담하기로 했던 1조7천억 원의 개발비 중 약 1조 원이 줄어든 7천억 원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사실상 한국 측의 재정 부담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KF-21을 외면한 채 유럽 무기에 눈을 돌린 것은 방산 협력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행위”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튀르키예·프랑스와의 ‘선택적 협력’ 강화
인도네시아는 최근 유럽과 중동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튀르키예의 5세대 전투기 ‘칸(Kaan)’ 48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프랑스와는 ‘라팔’ 전투기 및 잠수함 도입을 위한 협력 의향서(LOI) 를 맺었다.
이번 A400M 계약까지 더해지면서 인도네시아는 ‘한국 중심’이 아닌 ‘다자 협력 중심’의 국방 외교 노선을 뚜렷하게 하고 있다. 이는 프라보워 정부가 국제 군수 시장에서 자국 중심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한국 전문가 “지정학적 셈법, 신중히 대응해야”
국내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이번 행보를 단순한 구매 선택이 아닌 경제·외교적 계산이 반영된 전략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한 군사전략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다변화 노선을 통해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한국은 기술 이전, 투자비 회수, 공동개발 이익 구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인도네시아의 A400M 도입은 단순한 군비 확충을 넘어 정치적 독립성과 국제 영향력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산 협력의 현실적 한계를 직시하고, 향후 협상 전략을 보다 정교하게 세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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