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6·25 참전 75주년’ 앞두고 승리 선언
중국이 곧 다가올 6·25 전쟁 참전 75주년을 앞두고 자국의 역할과 승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중국 주재 북한 대사 왕야쥔은 최근 북한을 방문한 중국 측 대표단에 “6·25 전쟁을 통해 근대 이후 중국이 겪은 100년간의 치욕을 씻었고 동북아에서 70여 년간 이어진 평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위대한 항미 원조(抗美援朝) 정신을 단련했고 피로 맺은 북·중 우의를 만들었다”고도 평가했다. 중국은 이 전쟁을 ‘항미 원조 전쟁’이라 부르며, 참전 직후 최초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기념일로 지정해 왔다.

이번 발언은 중국이 자국이 세계 강대국으로 우뚝 설 기반을 이 전쟁에서 다졌다는 인식을 대외적으로 부각하는 계기다. 중국은 이를 통해 과거의 약자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대국으로의 변신을 역사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한반도 및 동북아 외교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자신들의 승리를 강조하는 중국의 역사 서사
중국은 6·25 전쟁 참전 사실을 단순한 군사 개입이 아닌 자국 안보와 체제 생존을 위한 정당한 행동으로 프레이밍하고 있다. 그들은 미군이 전쟁에 개입해 38선을 넘어 오자 중국이 안보 위협을 받았고, 따라서 참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군정서술 상으로 중국은 흥남철수·압록강선 진격 등 참전 초기의 전투 성과를 강조하면서 “중국은 전쟁을 통해 스스로를 강대국으로 입증했다”고 평가한다.

국가기념일과 기념탑까지 활용하며 전쟁 승리를 내부 결속 및 외교적 메시지로 전환했다. 이는 국내적으로는 정권 정당성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군사·외교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중 경쟁이 격화된 현 시점에서 이러한 역사 재해석은 중국의 전략적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다.

한반도 피해는 도외시된 채
반면 대한민국이 이 전쟁에서 입은 피해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한국군의 전사자는 17만 명을 넘고 부상·실종·포로까지 포함하면 수십만 명이 희생됐다. 민간인 피해자 또한 24만 명 이상 사망하고 99만 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국토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산업기반마저 붕괴 수준이었으며 휴전 이후에도 개성 일대 등 주요 지역권을 상실했다. 그런 상황임에도 중국의 승리 서사에는 이러한 한국 측 피해와 고통이 설 자리를 거의 찾지 못했다. 전쟁의 시작과 책임, 피해자 중심의 평가 대신 중국 중심의 승리 서사가 부각되면서 역사적 균형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는 한반도 역사 인식과 외교적 대응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 내에서는 이 같은 중국 측 주장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중 관계 강화 수단으로서의 참전 기념활용
이번 중국의 승리 선언은 단순히 과거에 국한되지 않고 현재의 북·중 관계 및 외교 전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북한을 방문한 대표단을 통해 기념탑 문제와 열사 능원 방문 등을 강조하며 북·중 우의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다. 북한도 최근 중국과의 외교 관계 재정비에 나서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 이후 양국 관계는 다시 강화되는 모양새다. 참전 기념일과 관련된 행사와 기념탑 유지 · 이전 논의는 상징적이면서도 정치 외교적 메시지를 내포한다. 중국이 이러한 역사 기념 요소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에서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반도 내에서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새롭게 부각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따라서 이 75주년 기념을 둘러싼 동북아의 외교 지형 변화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교적·군사적 메시지로서의 역사 활용
중국이 6·25 전쟁 참전을 자국 승리로 규정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적 기억의 문제를 넘는다. 이는 중국이 군사·외교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의 전쟁이 오늘날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도구로 전환된 셈이다. 중국이 승리 서사를 통해 “우리는 침략을 당하지 않고 스스로 서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대미·대일 전략에서도 이 기반을 활용한다. 이러한 역사적 재해석은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한국은 이러한 중국의 전략적 역사 사용에 대하여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쟁 기념일이 군사적·외교적 구도의 재설정 기회로 바뀌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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