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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서 안타나?” 서민의 발로 불리던 경차의 존재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이유

타로 기자 조회수  

한국 대표 경차 시장, 2년 연속 최저치 위기

한때 도시 이동의 상징이었던 경차가 더 이상 예전의 위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경차 판매량이 2년 연속 10만 대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차 시장은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 수준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서민의 발’로 불리던 경차의 존재감이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같은 시기 중고차 시장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자동차 업계에 적지 않은 혼란을 주고 있다. 신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경차가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장 빠르게 팔리는 인기 모델이 된 것이다.

신차 시장에서 경차가 설 자리가 줄어든 결정적 이유

국내 경차 신차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단순한 수요 감소가 아니다. 공급 자체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다. 현재 판매 중인 경차는 현대 캐스퍼, 기아 모닝·레이 시리즈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시장 한 축을 담당하던 쉐보레 스파크가 지난해 단종되면서 선택지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

완성차 업체들은 경차 개발의 수익성이 낮고 안전·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차 플랫폼 개발이 부담스럽다고 판단해 신차 출시를 미루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캐스퍼 이후 새로운 경차는 등장하지 않았고, 전기 경차 역시 2023년 레이EV 출시 이후 후속 모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1~10월 경차 판매량은 약 6만여 대에 그쳤으며, 2022년 13만 대, 2023년 9만80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매우 크다. 캐스퍼 역시 초기 돌풍을 일으켰지만 최근 월 판매량은 6000대 수준으로 줄었고, 모닝과 레이도 특별한 신차 효과 없이 정체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적으로 소비자 선택 폭이 좁아지고 소형 SUV가 경차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신차 시장에서 경차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

소형 SUV의 약진, 경차의 입지를 더욱 좁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소형 SUV가 중심이 되었다. 기아 셀토스, 현대 코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합리적 가격대의 소형 SUV가 대거 등장하며 소비자의 눈높이를 바꿔 놓았다. 경차보다 실내 공간이 넓고, 안정성과 편의장비도 월등하며, 연비 차이도 크게 줄어들면서 “조금만 더 보태면 소형 SUV”라는 구매 패턴이 자연스레 형성됐다. 레저·캠핑 문화 확산도 소형 SUV 수요 증가의 촉매제가 됐다.

특히 최근 국산 소형 SUV 가격이 2000만 원 중후반~3000만 원대에서 형성되며 예전 경차 고객을 상당수 흡수하고 있다. 경차의 가장 큰 경쟁력인 낮은 가격은 이제 소비자에게 충분한 구매 요인이 되지 않는다. 추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안전·공간·성능 등을 고려해 한 체급 위의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경차 신차 부진의 또 다른 원인, 생산과 공급의 불안정

경차 시장 침체는 단순히 수요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 문제도 크다. 경차는 제조사가 얻을 수 있는 마진이 낮아 생산 효율을 중시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전동화 기술 투자, 하이브리드 라인 확장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경차 개발은 점점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또한 반도체 수급 이슈와 같은 생산 지연 요인이 경차 라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공급 안정성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이 겹치면서 경차 신차 시장은 몇 년째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폭발적인 중고차 수요, 경차는 ‘귀한 몸’

신차 시장에서 침체된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는 오히려 ‘가성비 전쟁의 최종 승자’로 떠올랐다. 경기 불황 속에서 유지비 부담이 적은 경차는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배달·통근 목적 차량 등 다양한 소비층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고차 실거래 1위는 모닝, 2위는 스파크, 4위는 레이가 차지했다.

중고 경차는 가격대가 300만~800만 원 선에서 형성되어 초기 부담이 적고, 보험료·세금·연비 등 주요 유지비 항목도 모두 저렴하다. 특히 스파크의 단종 이후 중고 시장에서 매물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가격이 오르거나 빠르게 거래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신차 대기 기간이 없다는 점,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크기와 기동성도 중고 경차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경차 시장의 미래,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경차 신차 판매가 2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업계는 경차 시장이 과연 다시 부활할지 주목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신형 경차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이상 근본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중국 LFP 배터리를 사용한 초저가 전기 경차 모델이나 공유 차량·모빌리티용 초소형 EV가 등장한다면 경차 시장이 새로운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론 기존 내연기관 경차와 같은 ‘국민차’ 지위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안전성 강화, 소형 SUV 대비 차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현재 경차는 신차 시장에서는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중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극심한 소비 양극화 속에서 경차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그리고 완성차 업체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향후 경차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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