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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한국 상대로 갑질하던 기술을” 홧김에 국산화해버리자 당황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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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안 준다 해서 시작한 AESA”…이젠 양산까지 온 KF-21의 눈

KF-21 사업 초기, 한국은 F‑35 도입 대가로 AESA 레이더 등 4대 핵심 기술 이전을 기대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레이더와 센서까지 전부 직접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 결과 한화시스템이 주도해 순수 국내 기술로 전투기용 AESA 레이더 개발에 착수했고, 2023년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통과하며 양산 문턱을 넘었다.

2024년 말 방위사업청과 체결된 첫 양산 계약(약 1,100억 원 규모)을 통해, 2025년 8월부터 KF‑21 블록‑I 기체에 탑재될 레이더 20대가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산업종합저널은 이를 두고 “미국 기술 이전 없이 AESA를 독자 개발한 기술 독립의 결실”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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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안에 들어가는 ‘칩’…눈은 국산, 망막은 외산

다만 지금까지 KF‑21 AESA 레이더 내부의 고주파 증폭 소자, 특히 X‑밴드 질화갈륨 기반 송수신 모듈 칩 상당수는 유럽 합작사 UMS 같은 해외 업체 제품에 의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과 시스템 설계·소프트웨어는 한국이 만들었지만, 개별 모듈의 출력·효율을 결정하는 ‘소자’는 수입품이었던 셈이다.

이 구조는 두 가지 약점을 안고 있었다. 하나는 전략물자 통제로 언제든 공급이 지연되거나 막힐 수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성능 개량을 하고 싶어도 원천 설계 권한이 외국에 있어 협상력이 낮다는 점이다. AESA 전체 성능을 올리고 싶어도, 핵심 칩 단계에서 “이 이상은 안 된다”는 제한을 받을 위험이 상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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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A 성능을 가르는 GaN MMIC, 왜 그렇게 중요한가

AESA 레이더는 수천 개의 송수신 모듈(T/R 모듈)을 격자 형태로 배열해, 각 모듈이 전파를 독립적으로 송·수신하며 빔을 전자적으로 조향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개별 모듈의 출력과 효율이 곧 레이더 전체 탐지거리·해상도·동시 추적 표적 수를 좌우한다.

질화갈륨(GaN)은 기존 갈륨비소(GaAs) 대비 더 높은 전압과 온도를 버티면서도 고출력을 내기 때문에, 같은 면적·모듈 수에서도 더 먼 거리와 더 높은 정밀도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다. 문제는 GaN MMIC(고주파 집적회로)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에피웨이퍼 성장, 미세 공정, 품질 인증까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고, 이 시장을 미국·유럽 소수 업체가 움켜쥐고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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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만든다” 웨이비스·웨이브로드의 GaN 공급망 구축

이 판을 깨는 움직임이 국내에서 본격화됐다. RF GaN 반도체 전문기업 웨이비스는 충남 천안에 칩부터 모듈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GaN 통합 생산시설을 짓고 있으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은 X·Ku·Ka 대역까지 대응 가능한 고출력 RF 칩을 생산할 계획으로, 전투기 레이더·지대공 레이더·미사일 탐색기·위성 통신까지 다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

웨이비스는 국내 에피웨이퍼 업체 웨이브로드와 협력해, 국산 GaN 에피웨이퍼가 자사 공정에 적합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양산용 테스트와 품질 인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산 에피웨이퍼 기반 RF GaN 칩 양산이 가능해진 만큼, X·Ku 밴드급 제품군에서도 글로벌 경쟁사와 정면 경쟁할 준비를 마쳤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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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후속 물량·개량형부터 국산 소자로 갈아탈 수 있다

이 통합 생산시설이 계획대로 2027년 가동되고, 군 요구 성능·신뢰성을 충족한다면, KF‑21 블록‑II 이후 물량이나 중장기 성능개량형에 국산 GaN 소자를 탑재할 길이 열린다. 초기 양산분은 이미 설계가 굳어져 외산 소자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후속 배치분이나 개량 사업에서 모듈 단위로 국산 고출력 칩으로 교체하면 탐지거리·전자전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동시에 레이더 수리·유지보수·부품 교체시 외국 수출 통제에 휘둘리지 않고, 국내에서 부품 확보와 개량 설계까지 직접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생긴다. 방위사업청이 발표한 ‘국방반도체 발전전략’도, 2030년까지 핵심 국방 반도체 국내 생산 능력을 확보해 “첨단반도체 강군”을 만들겠다는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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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다음 승부처는 AI·반도체”…외국 업체도 긴장

방산청과 업계가 국방·우주용 반도체를 사실상 100% 수입에 의존해 온 현실을 지적하며, 이를 “K‑방산의 아킬레스건”이라 불렀다. K‑9 자주포·K2 전차·천무·KF‑21 같은 플랫폼 자체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그 안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레이더·유도무기를 구동하는 두뇌 역할 칩이 대부분 외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LIG넥스원·한화시스템·KAI·삼성전자 등이 연합해 레이더용 RF 칩, 우주용 AI 반도체, 항공우주·방위용 특수 공정 확보에 뛰어든 상황이다. 외신과 업계에선 “한국이 플랫폼에 이어 반도체까지 자립에 성공하면, 미국·유럽 업체들은 더 이상 한국을 상대로 라이선스·가격·납기에서 우위를 행사하기 어려워진다”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갑질하던 기술”에서 한국이 빠져나가려는 신호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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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출발선’…하지만 방향은 분명해졌다

물론 국방 반도체 자립은 몇 년짜리 프로젝트가 아니라 10년 이상 걸릴 장기 과제다. KF‑21 초기 양산분에는 외산 소자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신뢰성 검증과 실전 운용 데이터 축적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해외 제품과 병행 운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천안 GaN 생산라인, 국산 에피웨이퍼 검증, 방산청의 국방반도체 전략 발표는 “이제 방향은 정해졌다”는 신호다. 한때 미국·유럽이 기술 이전을 거부하며 한국을 부품 수입국으로만 묶어 두려고 했던 영역에서, 한국이 스스로 생산 기반을 깔기 시작했다는 점만으로도, K‑방산이 한 단계 위로 올라가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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