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중 육참총장 전격 해임…갈등이 수면 위로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 간 갈등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달 2일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에게 전화로 사임과 즉각 전역을 요구했고, 별도의 사유 설명 없이 전격 경질을 통보했다.
4성 장군 출신인 조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8월 임명돼 통상 임기 4년을 예상했으나, 이란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임기 중반에 쫓겨난 전례 없는 사례가 됐다.

‘아파치 헬기 징계’ 번복이 방아쇠…육군 불신 커져
갈등의 불씨는 지난해부터 켜켜이 쌓여 왔다. 최근 쟁점이 된 사건은 친트럼프 성향 가수 키드 록 자택 인근 상공에서 미 육군 아파치 헬기 2대가 ‘제자리 비행(호버링)’을 하는 영상이 공개된 일이다.
육군은 훈련과 무관한 민가 인근 비행이라고 보고 조종사 2명의 직무를 정지시켰지만, 헤그세스 장관이 직접 나서 “징계를 해제하라”고 지시하며 육군 지휘부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불과 며칠 뒤 랜디 조지 참모총장이 해임되면서, 육군 내부에서는 이를 “국방장관이 군 기강·인사권을 정치적으로 흔든 또 하나의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드리스콜 “내가 사랑하는 장군” 공개 두둔…국방장관과 정면충돌
육군을 담당하는 민간 수장인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은 조지 전 참모총장 해임 이후 의회 청문회에서 이례적으로 공개 반기를 들었다. 그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조지를 “내가 사랑하는 장군이자 변혁적인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해임 결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드리스콜은 JD 밴스 부통령의 예일대 로스쿨 동문이자 최측근으로, 이라크전 참전 경험을 공유한 동료라는 점까지 더해져 정치적 위상이 적지 않다. 뉴욕포스트와 미국 언론들은 “드리스콜이 차기 국방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상황이 헤그세스의 견제 심리를 자극했다”는 워싱턴 소식통 발언을 전하며, 갈등의 배경에 ‘후계 경쟁’이 깔려 있다고 풀이한다.

갈등의 뿌리, “누가 진짜 책임자인가” 권한 다툼
두 사람의 관계 악화는 드리스콜이 육군장관에 취임한 직후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뉴시스·조선일보에 따르면 드리스콜은 취임 후 헤그세스에게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육군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만나고 개혁 구상을 논의할 수 있도록 백악관 일정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
헤그세스는 이를 자신을 건너뛰고 백악관과 직접 연줄을 만들려는 ‘정치 행보’로 받아들였다고 전해지며, 당시 드리스콜에게 “내가 책임자”라는 취지로 강하게 질책한 것이 갈등의 출발점이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이란전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 장성 인사 문제, 군 기강 관련 사건 처리에서 두 사람이 반복적으로 충돌하면서, 펜타곤 내부에서는 “외부 전쟁 중에 내부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자조 섞인 평가까지 나온다.

군 수뇌부 잇단 물갈이…지상군 지휘 체계까지 흔들
랜디 조지뿐 아니라, 최근 미 해군장관과 일부 3·4성 장군들이 헤그세스 장관·국방차관과의 갈등 속에 해임・사임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군 지휘체계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오마이뉴스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실전 경험이 풍부한 장성들이 최근 몇 달 사이 대거 직무에서 배제되거나 조기 전역 압박을 받았다는 육군 관계자 증언을 인용하며, “이미 헤그세스 장관으로 인해 상처 입은 육군에 또 다른 치명상을 준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란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백전노장 참모총장을 해임하고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물을 후임으로 앉히려는 움직임은, 실전 지휘 능력보다 충성심을 우선시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이란공격] 美정부 “이란, 진정성 안 보여 타격…원한다면 내일이라도 협상 가능” - 헤럴드경제](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23/rcv.YNA.20250622.PAP20250622171601009_P1.jpg)
이란전 장기화 속 동맹국 우려…“전쟁 중인데 왜 집안싸움 하나”
전문가들과 동맹국 외교 소식통들은 펜타곤 내부 갈등이 이란전 수행과 대중(對中) 억제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이란과의 직접 충돌, 호르무즈 해협 긴장, 중동 전역 미사일·드론 위협에 대응하느라 전력과 예산이 분산된 상태인데, 그 와중에 국방장관과 육군장관이 인사·권한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은 “동맹을 안심시키기보다는 불안하게 만드는 신호”라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전 같은 복합 위기 상황에서는 전력 부족도 문제지만, 정치와 군의 간극이 커지면 전략 일관성과 현장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백악관과 의회가 국방 리더십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세계 1위 군사력’ 이미지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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