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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중국 유조선도 붙잡았다” 해역 전면 봉쇄한 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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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떠난 중국행 유조선, 카리브 해에서 미군에 붙잡혔다

1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해안경비대는 국방부 지원을 받아 베네수엘라에서 마지막으로 정박했던 초대형 유조선 ‘센추리스(Centuries)호’를 카리브 해 공해상에서 나포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재 회피에 이용되는 불법 석유 수송을 끝까지 추적해 저지하겠다”며 작전 개시 사실을 공개했다.​​

센추리스호는 파나마 선적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로, 홍콩·중국계 선사 ‘센추리스 쉬핑(Centuries Shipping)’이 2021년 인수한 중국 소유 선박이다. 이 선박은 베네수엘라 호세(Jose) 터미널에서 메레이-16(Merey-16) 원유 약 180만 배럴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제재 명단에도 없는 ‘비제재’ 선박…미국 “섀도 플리트 차단”

논란의 핵심은 센추리스호가 미국·영국·EU·유엔 어느 제재 명단에도 없는 ‘비제재 선박’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 선박을 ‘섀도 플리트(shadow fleet)’ 일부로 규정하며, 베네수엘라산 제재 원유를 은밀히 운반하는 불법 네트워크라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해안경비대에 자문한 전문가들은 “선박 자체는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적재한 원유와 거래 구조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센추리스호는 과거에도 위장 선명과 신호 스푸핑(위치 조작) 등 흔적을 남겨 ‘그늘 선단’으로 분류돼 왔다.​


헬기 레펠 강습 영상 공개…‘해역 전면 봉쇄’ 메시지

놈 장관이 공개한 영상에는 새벽녘 거대한 유조선 상공을 돌던 헬기에서 미 해안경비대·군 요원이 로프를 타고 갑판으로 속속 내려오는 장면이 담겼다. 선박은 항해 중이었고, 헬기는 선체 주위를 선회하며 경고 방송과 동시에 강제 승선을 실시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베네수엘라 제재 원유 수송선 전면 봉쇄(blockade)” 방침과 맞물려, 카리브 해 일대를 사실상 미 해군·해안경비대 통제 구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 당국은 이달 10일에는 쿠바행 유조선 ‘스키퍼(Skipper)호’를, 20일에는 중국행 센추리스호를 연달아 나포했고, 세 번째 선박 ‘벨라1(Bella 1)호’까지 추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향한 직접 압박…“중국행 베네수엘라 원유 차단”

뉴욕타임스와 해운 정보업체에 따르면, 센추리스호가 싣고 있던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구매자는 중국계 트레이딩 회사였다. 실질적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중국 간 원유 루트에 칼을 들이댄 셈이다. 미국 측은 “마두로 정권을 살찌우는 ‘도둑질한 석유’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상선이 공해에서 제3국에 나포된 초유의 상황이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나 선사 측의 공식 항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교 채널에서 강한 반발이 나올 경우 미·중 간 해상 충돌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제재 명단에도 없는 중국계 유조선을 나포한 것은 국제법·항행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한다.​


베네수엘라 “해적 행위” 반발…미국 “나르코 테러 자금 차단”

베네수엘라 정부는 곧바로 미국의 조치를 “국제 해적 행위”라 규정하며 강하게 성토했다. 마두로 정권은 “합법적으로 판매한 석유를 미국이 무단으로 탈취했다”며, 유엔과 비동맹 국가들을 상대로 공동 대응을 모색 중이다.​​

반면 미국은 이 작전을 ‘법 집행’으로 규정한다. 놈 장관은 “우리는 나르코 테러리즘을 자금 조달하는 불법 석유 거래를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우리는 너희를 찾아낼 것이고, 멈춰 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도 “추가 선박에 대한 나포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해역 봉쇄냐, 확대된 제재 집행이냐…국제법 논란 확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실질적으로 ‘부분적 해상 봉쇄’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다만 미국이 공식적으로 ‘전면 봉쇄 선언’을 국제법상 선전포고 수준 행위로 인정하지 않고, “제재 집행·법 집행”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법적 책임을 피해가는 모양새다.​

만약 미국이 베네수엘라 항만 출입 모든 유조선을 무차별 차단한다면 이는 전통적 의미의 봉쇄이자 ‘전쟁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제재 연루 의심 선박 위주로 선별 나포를 진행하며 회색지대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러시아·글로벌 남반구 국가들은 “미국이 자의적 해상경찰을 자처한다”며 반감을 키우는 중이다.​


카리브 해 ‘보이지 않는 전쟁’…탱커 하나가 흔드는 세계 에너지 질서

센추리스호 나포는 단순한 선박 한 척의 문제가 아니다. 베네수엘라·이란·러시아 등 제재 국가들이 운영해온 ‘섀도 플리트’ 전체에 경고를 날린 상징적 사건이다. 이미 일부 유조선은 베네수엘라행 항로를 돌려 중간 기항지로 회항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카리브 해와 대서양 일부를 사실상 통제하면서, 중국·인도·터키 등 제재국 원유 수입국들도 리스크를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베네수엘라발 원유가 막히면 국제 유가 변동과 함께 에너지 지정학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지나가던 중국계 유조선까지 붙잡힌 이번 작전은, 해상에서 이미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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