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대인 행사 노린 본다이 해변 테러
- 사건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일요일 오후 6시 45분쯤, 시드니 본다이 해변 인근 공원에서 일어났습니다.
- 당시 현장에는 ‘Chanukah by the Sea(바다에서 맞는 하누카)’라는 유대인 공동체 행사가 열려 있었고, 1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모여 있었습니다.
검은 옷 차림의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 두 남성이 다리 위와 공원을 오가며 장총과 산탄총으로 무차별 사격을 벌였습니다.
10여 분 동안 이어진 공격으로 12~15명이 숨지고, 29명 안팎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돼 호주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총기 난사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악의적 반유대주의 테러”라고 규정하며 “유대인을 향한 공격은 곧 모든 호주인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차 뒤에 몸 숨겼다가 돌격”…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의 결단
이 끔찍한 상황에서, 시리아계 호주인 과일가게 사장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또는 44세로 보도)는 처음엔 주변 시민들처럼 몸을 피했지만 곧 결정을 내립니다.
- 그는 도로가에 세워진 차량 두 대 사이에 몸을 낮추고, 총격범의 움직임을 주시했습니다.
- 총격범 한 명이 다리 위에서 아래를 향해 조준 사격을 하는 순간, 뒤편 사각 지대를 파고들어 전력 질주해 달려듭니다.
영상에는 아흐메드가 뒤에서 달려와 총격범의 목과 상반신을 한꺼번에 끌어안고 넘어뜨리며, 거친 몸싸움 끝에 장총을 빼앗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놀란 범인은 뒤로 넘어졌다가 다리 쪽으로 도망치려 했고, 다른 시민이 물건을 던지며 저지하려 했습니다.
총을 손에 쥔 아흐메드는 곧바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경찰을 향해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린 채 총구를 아래로 내리고 “자신은 공격자가 아니다”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 몇 초 사이에도 다른 쪽 총격범과 경찰의 교전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팔·손에 총상 입고도 “다른 사람부터 챙겨라”
경찰은 현장에서 50세 아버지 용의자를 사살했고, 24세 아들은 중상을 입은 채 검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흐메드도 팔과 손에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수차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병원으로 이송되며 “나보다 더 위급한 사람부터 살펴달라”고 의료진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주 경찰과 총리는 그의 행동을 “훈련된 경찰관도 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수많은 생명을 구한 행동”이라고 극찬했습니다.

“100% 영웅”이라 부르는 시민들
- 아흐메드의 사촌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SNS 영상만 봐도 그가 100% 영웅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호주 총리 앨버니지는 “위험 속으로 뛰어 들어 다른 사람을 구한 영웅”이라며 “오늘 호주인은 그 용기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역시 그를 “매우, 매우 용감한 사람”이라고 언급해 국제적 조명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아흐메드와 가족을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은 개설 몇 시간 만에 수십만~100만 호주달러를 넘어섰고, 유럽 매체들은 “본다이의 영웅이 100만 달러 넘는 성금을 모았다”고 전했습니다.

부자는 왜 공격했나…‘부자(父子) 테러’의 실체
호주 경찰은 범인들을 50세 부자(父子) 사지드 아크람과 24세 나비드 아크람으로 확인했습니다.
- 아버지 사지드는 합법적인 레크리에이션 사냥용 총기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었고, 등록된 6정의 총기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소총과 산탄총 등 4정의 총기를 회수했고, 시드니 남서부 캠시와 보니리그에 있는 가족 거주지 수색 과정에서 추가 무기도 확보했습니다.
나비드는 2019년 호주 정보기관(ASIO)의 감시 대상이었으며, 이슬람국가(IS) 연계 세포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6개월간 조사받았지만 당시에는 “폭력 위험이 낮다”며 사건 종결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차량에서 IS 깃발과 자제 제작 폭발물 일부를 발견했으나, 정확한 테러 조직 연계 여부는 아직 수사 중입니다.

“반유대주의 증오범죄”로 규정한 호주 정부
앨버니지 총리는 본다이 해변 총격을 “악의적인 반유대주의가 낳은 테러”라고 규정하고,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곧 호주 사회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그는 “이번 사건이 호주를 갈라놓도록 두지 않겠다. 우리는 증오와 폭력보다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 연방 경찰과 정보기관은 사건을 공식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특별 수사권을 발동했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 2년간 이어져 온 유대인 회당 방화·협박 등 반유대주의 사건 흐름의 정점으로 평가되며, 정부는 증오범죄·온라인 선동에 대한 강력한 규제 법안을 예고했습니다.

비극 속에 드러난 ‘시민 한 명의 용기’
본다이 해변 총격은 많은 사상자를 낸 비극이지만, 동시에 맨몸으로 총격범에 뛰어든 한 시민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는 그저 “친구와 커피를 마시러 나온 평범한 과일가게 사장”이었지만, 그날만큼은 특수부대원보다 앞서 총구를 향해 몸을 던진 사람이었습니다.
호주 언론이 그를 “본다이의 영웅”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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