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 유로파이터 도입 추진 소식
노후화된 전투기의 잦은 추락 사고로 심각한 인명 피해를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가 신형 전투기로 유로파이터 타이푼 12대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초 방글라데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J-10C를 유심히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외 군사 매체 DEFENSE MIRROR의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최근 유로파이터 도입을 위해 이탈리아와 구매 의향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식은 국제 방산 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중국산 전투기 대신 고가의 유럽산 전투기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가격만으로 무기 도입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 방산 수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성능과 특징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이 합작하여 개발한 4.5세대 전투기다. 프랑스의 라팔, 스웨덴의 그리펜과 더불어 이른바 유로 카나드로 불리며, 유럽을 대표하는 고성능 전투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나드 날개 설계를 채택한 이들 전투기는 뛰어난 기동성과 다목적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유로파이터는 Eurojet EJ200 엔진 2기를 장착하여 최고 속도 마하 2.0, 항속 거리 2,900km의 성능을 발휘한다. 무장 체계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데, 공대공 미사일로는 AIM-120 암람과 유럽산 미티어를 장착할 수 있다. 공대지 임무를 위해서는 스톰 섀도, KEPD 350 타우러스, AGM-65 매버릭 등 다양한 정밀 유도 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유로파이터는 공중 우세 확보와 지상 타격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방글라데시 공군의 심각한 노후화 문제
방글라데시 공군은 전력의 극단적인 노후화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방글라데시가 보유한 현대적 전투기는 10대 미만의 MiG-29가 전부이며, 주력 전투기 전력의 상당 부분은 구형 F-7이 담당하고 있다. F-7은 중국이 소련의 MiG-21을 라이선스 생산한 J-7의 수출형 모델로, 원형인 MiG-21은 1950년대 말에 개발되어 1980년대까지 생산된 기종이다.
60년 이상 된 설계를 기반으로 한 전투기에 의존하다 보니 방글라데시 공군은 잦은 기체 결함과 추락 사고에 시달려왔다. 조종사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정비 유지에도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글라데시 군 당국과 정부 내에서는 하루빨리 노후 전투기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왔다.

30명 이상 사망한 F-7 추락 참사
노후 전투기의 위험성은 2025년 발생한 끔찍한 사고로 현실화되었다. 훈련기 용도로 운용되던 F-7 전투기 한 대가 비행 중 추락하여 인근 학교를 덮쳤고, 이 사고로 교사와 학생 등 30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조종사뿐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까지 대규모 인명 피해를 입은 이 사고는 방글라데시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사고 이후 방글라데시 내에서는 노후 전투기 교체에 대한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더 이상 값싼 구형 장비에 의존하다가 추가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정부는 차기 전투기 도입을 서두르게 되었으며, 유로파이터를 비롯해 중국의 J-10C, 러시아의 Su-30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중국제 J-10C와 유럽제 전투기의 경쟁 구도
지난 10월에는 방글라데시가 20대 수준의 J-10C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당시 이 사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 예산은 무려 3조 원 수준이었다. 중국의 J-10C는 F-16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으면서도 경전투기급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개발도상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기종이다.
그러나 유로파이터 구매 의향서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J-10C는 가격 면에서 유로파이터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수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파키스탄 외에는 주요 수출 실적이 없으며, 성능과 신뢰성 면에서 검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유로파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운용 중이며 실전에서도 그 성능이 입증된 바 있다.

방글라데시 선택이 방산 시장에 미칠 영향
전 세계 방산 업계 관계자와 군사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가 최종적으로 어떤 전투기를 선택할지 주목하고 있다. 방글라데시가 유로파이터를 선택할 경우, 이는 중국 방산 수출 전략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가격을 무기로 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의 전략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경제적 관계도 밀접한 국가여서 이번 결정의 파급력은 더욱 크다.
반대로 유럽 방산 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로파이터를 비롯한 유럽제 무기체계가 아시아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그리고 이것이 향후 국제 방산 시장의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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