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각국, 병력 위기에 ‘징병제 재가동’…전시 준비 본격화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과 그에 따른 위협이 갈수록 명확해지면서, 유럽 국가들이 모병제의 한계를 인정하고 병력 구조 개편에 돌입했다. 한동안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징병제를 폐지하고 전문 군인 위주의 소규모 정예군 체제로 전환했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단순히 무기를 늘리는 것을 넘어, 병력 자체의 유지와 보강이 새로운 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각국은 인구 구조와 사회적 수용성 등을 고려하면서도, 비상시 즉각적인 동원 능력을 갖추기 위해 징병제 또는 유사 제도를 적극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징병제 되살린 크로아티아와 여성 징병 나선 덴마크
징병제의 대표적인 부활 사례로는 크로아티아가 있다. 크로아티아는 무려 18년 만에 다시 징병제를 재도입하며 안보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주변 발칸 국가들과 러시아의 불안정한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의식한 결과다.

덴마크는 보다 급진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기존에는 남성만 대상이었던 징병제를 여성에게도 확대 적용했고, 복무 기간도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렸다. 덴마크 정부는 병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양성평등 차원에서도 이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 실제로 덴마크 군은 ‘지원 기반 + 부족 병력 추첨’ 방식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여성도 이제 이 시스템에 포함되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프랑스·독일도 법적 기반 정비…유사시 징병 가능성 대비
모병제를 유지 중인 프랑스와 독일도 현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징병제를 재도입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두고 있다. 프랑스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자발 복무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유사시 빠른 예비군 전환이 가능하도록 병력 기반을 재정비하고 있다.
독일 역시 의회 승인만 있으면 즉시 징병제를 가동할 수 있는 병역법 개정안을 이미 마련해두었다. 이들은 현재 러시아의 위협을 실질적인 안보 위험으로 간주하며, 긴급 시 대규모 병력 재편이 가능하도록 법적 기반을 사전에 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선택, 한국 안보에 주는 현실적 경고
유럽 각국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에게도 분명한 경고로 다가온다. 한국은 북핵 위협이라는 상시 안보 위기 상황에 놓여 있으며, 미군 전술 교리상 최소 50만 병력 유지가 요구된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로 인해 병력 수급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2030년대 중반 이후로는 병역자원 고갈이 눈앞이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병력 감축에 대한 대안으로 첨단화와 자동화 시스템, 민간 전문 인력 활용 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기술은 병력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분산된 전장이나 도심 전투처럼 복잡한 작전 환경에서는 여전히 보병의 역할이 결정적이며, 기술 중심 전략이 현장 실전력을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병력, 기술, 국민 의식 삼박자 조화가 국방의 핵심
결국 유럽이 보여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국방은 기술력만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실제로 운용하고 유지할 병력이 없다면 무기 체계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병력 확보와 유지, 예비군 체계 강화, 국민적 안보 인식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단순히 첨단화에 기대기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병력 유지와 청년 세대의 국방 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등 다층적 안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유럽의 병력 확보 전략은 단순히 징병제 부활이 아닌, 총체적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패러다임 전환이다. 한국 역시 이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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