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리브해 미군 작전, ‘전원 사살’ 명령 의혹으로 국제 논란 확산
카리브해에서 진행된 미국의 마약 단속 작전이 단순한 해상 차단 임무를 넘어 전쟁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는 군사 작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9월 미국 국방장관이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의 승선 인원 모두를 사살하라고 명령했고, 이에 따라 공습 이후 생존자마저 제거됐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작전 당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복수 관계자 발언과 정황 증언이 공개되면서 합법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전쟁 상황이 아닌 지역에서 비전투원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살해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국제사회는 이 문제를 단순 작전 오판이 아닌 구조적 위법 행위로 규정할 수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공습으로 침몰한 선박, 생존자 두 명이 남은 상황에서 벌어진 두 번째 공격
사건은 트리니다드 인근 해역에서 발생했다. 미군 감시 항공기는 마약 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고속정 한 척을 장시간 추적했고 총 11명의 인원을 식별했다. 이후 군은 미사일 공격을 통해 선박을 불길에 휩싸이게 만들었고, 난파는 수 분 만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연기가 걷히자 두 명이 잔해에 매달린 채 생존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 시점에 내려진 지휘 결정이다. 작전을 지휘한 특수작전지휘관이 ‘전원 사살’ 명령 집행을 위해 두 번째 공습을 명령했고, 결국 생존자까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이 모든 과정이 상부 지시 하에 수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내부서도 “합법성 의문”… 전쟁법 전문가들 강한 우려 표명
해당 작전은 대테러 전투 상황이 아닌 마약 단속 작전이다. 그 때문에 현장 지휘관이나 국방부가 전쟁법상 비전투원 보호 의무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군 특수전 자문을 오랫동안 수행한 전 군사변호사 토드 헌틀리는 “더는 저항할 수 없는 인물을 죽이라는 명령은 전쟁범죄의 구성요건”이라며 “상대가 범죄자라 하더라도 전투가 종료된 상태에서 생명을 박탈하면 살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생존자가 난파된 선박에서 무기 없이 구조만 기다리는 상태였다면 법적 보호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미국이 마약 범죄에 맞서 ‘비공식 전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법적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정예 SEAL 팀 6 개입 정황… 작전 성격은 사실상 암살에 가까워
워싱턴포스트는 군 내부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네이비실 팀 6이 해당 작전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팀 6은 그동안 대테러 암살 작전에 주로 투입된 부대이며, 고위급 표적 제거 임무가 중심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번 작전은 마약 단속이라는 명분과 달리 미군이 마약 조직원을 적전투원으로 간주하고 사실상 전장 외부 제거를 시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공습 방식이 구조를 위한 최후 조치가 아닌 제거 목적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작전 방식이 도미노처럼 확대될 경우 국제 인권기준과 미국이 스스로 표방해온 규범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방부는 보도 전면 부인… 그러나 프로토콜 수정 사실은 인정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의 명령 자체가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동시에 현재는 공습 이후 생존자가 발생할 경우 구조를 기본으로 하는 프로토콜이 적용되고 있다는 언급이 뒤따랐다. 이는 결과적으로 과거 이와 다른 지침이 존재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셈이 된다.
일각에서는 장관 구두 명령 여부와 관계없이 현장 지휘관 판단으로 생존자를 제거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공습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점, 지휘 체계에 국방장관이 개입했다는 소식통의 구체적 진술은 조사가 이뤄질 경우 법적 책임 소재 논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미 의회 및 감찰기관이 이 사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정보도 나온 만큼 수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카리브해 작전 전반에 불법성 지적… 국제적 파장 커질 가능성
2023년 미국은 마약 조직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카리브해 일대에서 강도 높은 차단작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테러단체 지정이 곧 전시 법률의 적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쟁법 및 해양법 전문가들은 “마약 조직과 싸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제인도법의 원칙을 무시할 명분은 없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미국은 무력 사용의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치명적 임무를 실행한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 남미 국가들과의 외교 마찰은 물론 국제형사재판소(ICC)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생존자 제거가 정책 차원에서 승인된 행위였다면 미국 군사작전의 정당성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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