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확전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 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이미 유럽에 대한 하이브리드 공격을 시작했으며, 나토(NATO)의 ‘레드라인’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유럽 국가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점령한 후에야 다른 곳으로 확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그는 동시에 두 개의 전선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거로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 각국 영공에 최근 무인기(드론)가 잇따라 침입한 사건을 지목했다. 이는 러시아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군사적 압박뿐 아니라 정보전, 사이버 공격, 에너지 교란 등 비군사적 수단을 복합적으로 동원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이브리드 공격, 유럽의 새로운 위협
‘하이브리드 공격’은 전통적 군사행동에 선전·사이버전·경제 압박 등 비군사적 수단을 결합해 상대 국가의 체제와 사회를 교란하는 복합적 전략을 뜻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선을 넘어 유럽의 정치·경제 구조를 흔들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내에서는 이미 발트 3국과 폴란드 국경 지역에서 드론, 통신 교란, 사이버 침투 사례가 보고되면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산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와의 관계설 “우리는 적이 아닌 친구”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렵지 않다. 우리는 적이 아닌 친구”라며 “양국 관계는 정상적이고 건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일부 외신이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담 중 우크라이나 전황 지도를 내던졌다”는 보도를 직접 반박한 것이다. 젤렌스키는 “그는 아무것도 던지지 않았다. 그와의 대화는 실무적이고 냉정했다”며, 미국과의 관계가 여전히 전략적 파트너십 수준에 있음을 강조했다.

포크로우스크 전투와 러시아의 상징적 승리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요충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러시아군은 10월 한 달간 2만5천 명의 사상자를 냈고, 17만 명을 투입했지만 실질적 성과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의 진격은 지역적으로 일부 진전이 있을지 몰라도 전략적 우위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CNN은 포크로우스크가 함락 직전이라며, 이곳이 돈바스 전역 장악을 위한 푸틴 대통령의 ‘상징적 목표’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안보,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 말미에서 “러시아의 확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는 것”이라며 서방의 지속적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 사거리 2,500km급의 토마호크 미사일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히며, “러시아 본토의 공격 능력을 갖춰야 협상 테이블에서 대등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야간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방공체계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의 발언은 단순히 전황 보고가 아니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유럽 질서 전체에 도전하고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전략은 우크라이나를 통한 간접 충돌에서 유럽 안보 체제 자체를 시험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젤렌스키가 언급한 “푸틴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말은, 전쟁의 종착점이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유럽 전체 안보 체계의 분수령임을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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