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과 캐나다, 남중국해 대응 위해 군사 협력 강화
남중국해를 둘러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과의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필리핀이 이번에는 캐나다와의 군사 협력을 본격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1월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의 국방장관과 캐나다의 국방장관이 만나 ‘방문군 지위 협정(Visiting Forces Agreement, VFA) 혹은 유사한 형태의 군사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으로 양국 군은 상대국 영토 내에서 병력을 파견하거나 훈련을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캐나다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으며, 필리핀은 중국의 해양 군사 압박 강화 속에서 다변화된 안보 파트너를 확보하고자 했다. 이러한 협력은 필리핀의 안보 전략에 있어 미국 중심에서 보다 폭넓은 서방 국가들과의 협력 체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국 협정의 내용과 전략적 의미
이 협정은 단순한 군사 훈련 참여를 넘어 보다 광범위한 협력 체계를 담고 있다. 협정에 따르면 캐나다군은 필리핀 영토에서 합동훈련에 참가할 수 있으며 반대로 필리핀군도 캐나다 내에서 군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정보 공유, 긴급사태 대응, 해상·육상 순찰 및 감시 협력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정은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맺은 최초의 방문군 지위 협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이를 통해 캐나다는 지역 내 존재감을 강화하고, 필리핀은 중국과의 긴장 속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한국‑미국 중심에서 서방 다국가 협력 체계로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중심으로 안전보장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일본, 뉴질랜드 등과도 유사 협정을 체결하면서 서방 다국가 협력망을 확대해 왔다. 캐나다 협정 체결은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단일 동맹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국가와의 방위협력을 통해 외교적·군사적 위험을 분산하려는 전략적 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필리핀은 해양 분쟁, 중국의 군사 압박, 내부 방위 역량 증강이라는 삼중 과제를 안고 있으며, 다변화된 협력 체계 구축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인식이다.

향후 군사훈련 확대와 ‘발리카탄’ 참여 가능성
이번 협정을 통해 캐나다는 내년 봄 예정된 필리핀‑미국의 연례 합동훈련인 Balikatan(발리카탄) 훈련에도 참여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발리카탄은 필리핀 전역과 인접 해역에서 실시되는 대형 연합 훈련으로 중국의 해양 군사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캐나다의 참여가 현실화될 경우 훈련 규모와 다국적 참여가 확대됨으로써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군사 구조 및 동맹 구도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병력 파견이 아닌, 전략적 억지전력의 전환을 시사한다.

중국 반발 속 전략적 도박
필리핀과 캐나다의 군사 협력 강화는 중국에게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활동을 지속하며 영유권 주장을 강화해 왔고, 이에 필리핀은 외교·군사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캐나다가 이 협력망에 가세함으로써 중국이 필리핀에 가해질 수 있는 군사적 압박의 비용이 상승하는 셈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적 선택에는 리스크도 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 가능성, 군사훈련 확대에 따른 인접국들의 반응, 그리고 필리핀 내 정치·사회적 부담 등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현실적 군사 위협 앞에서 전략적 선택을 과감히 실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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