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창고에 묻혔던 구형 대공포를 꺼냈다
러시아군이 소련 시절 대량 생산된 구형 대공포 ZU‑23‑2를 창고에서 꺼내 새롭게 자동화하고 원격 통제 체계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드론 대응용 방공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대공포는 한 때 전선에서 퇴역하거나 노후화되어 창고에 보관됐던 장비였지만, 최근에는 다수의 포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중앙 통제소에서 일괄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개조된 모습이 포착됐다.

이처럼 러시아는 최신 방공미사일 체계를 대량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비용이면서 다수 배치 가능한 구형 자원을 활용해 ‘굴뚝식’ 대비태세를 갖추려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드론 위협이 상시화된 전장 환경에서 기존 자원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실용적 방어 전략으로 평가된다.

ZU‑23‑2의 자동화 개조 방식
구형 ZU‑23‑2 23mm 2연장 기관포는 원래 낮은 고도 비행 목표물이나 헬리콥터에 대응하는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수년간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돼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장비를 원격 제어 및 자동 타격이 가능한 형태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개조된 형태에서는 각 포가 트럭 또는 지지대에 탑재된 뒤 무선 통신망으로 중앙 사격통제소와 연동되고, 여러 대의 포가 동시에 표적을 향해 사격을 개시하는 네트워크화된 운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자동화 개조는 숙련된 인력이 부족하거나 전선이 확대된 상황에서 빠르게 방공망을 재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기존 창고에 보관된 장비들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트워크 연동으로 만들어진 ‘화망’ 방어 체계
이번에 확인된 러시아의 운용 방식에서는 ZU‑23‑2 개조포들이 분산된 지점에 배치되고, 각 지점이 중앙 통제소와 실시간 데이터링크로 연결되어 있다. 중앙 통제소는 적의 무인기(UAV)나 저고도 비행체를 레이더 및 전자광학 센서로 탐지한 뒤 표적 좌표와 사격 출발 시점을 각 포에 자동으로 전송한다. 각 포는 사격 신호를 동기화해 연속적인 폭발탄과 기관포사격을 통해 일종의 ‘사격 그물망(화망)’을 구축한다. 이처럼 다수의 포대가 연속·동시 사격 체계로 작동함으로써, 단일 포대로는 대응하기 힘든 무인기 군집이나 저고도 위협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 즉, 러시아는 최신 고가 방공미사일 대신 저비용 고밀도 대응 체계로 전장을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근접방어체계와의 비교: 독일 MANTIS와의 유사성
러시아의 이 개조전략은 독일이 개발한 MANTIS(모듈식 자동 네트워크 화기 체계)와 유사한 개념으로 평가된다. MANTIS는 35mm 자동포 6문과 레이더·광학 센서, 중앙 통제장치가 유기적으로 연동된 근접방어체계로, 고속으로 다수의 위협 발사체를 탐지하고 자동으로 사격을 개시하도록 설계됐다. 이 체계에서는 AHEAD 탄약이 핵심으로 사용되며, 사격통제소는 탄이 폭발할 시간과 위치를 미리 프로그래밍해 공중에서 소구체를 방출함으로써 로터형 드론 기체나 광학 센서를 갖는 무인장비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러시아가 ZU‑23‑2를 자동화해 네트워크 운용 체계로 전환한 것은 이러한 근접방어 전략을 저비용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다만 MANTIS와 같은 성능 수준까지 도달했는지는 아직 분석이 분분하다.

한계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물론 이러한 자동화된 구형 대공포망에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탄약 소모가 매우 빨라 포화 공격이나 대규모 드론 군집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매우 저고도·극초소형 드론이나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스텔스형 무인기, 전자전(전자교란) 환경에서는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추가로 공중에 살포된 금속 소구체가 민간 지역이나 도심지에서 2차 피해를 유발할 위험도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감안할 때, MANTIS류의 근접방어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전력 구성, 운용 교리, 탄약 보급 체계, 전자전 대응 능력 등이 통합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우리 군 역시 드론 대응과 저고도 위협에 대비해 자동화·네트워크화된 방공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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