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멀어지는 베트남, 군사 노선 대전환의 신호
베트남이 최근 러시아와 11조 원대의 무기밀거래를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 안보 질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수년간 베트남은 미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며 C-130 수송기, F-16 전투기 도입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돌연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기 계약에 서명하며, 사실상 ‘친미 노선’에서 ‘친러시아 진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중국 견제를 이유로 베트남을 중요 전략 파트너로 여겨온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중대한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

러시아와의 밀착…‘비밀 계약’에 포함된 무기 목록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러시아 군수업체 내부 문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러시아로부터 Su-35, Su-30 전투기 총 40여 대, 고성능 방공 시스템, 잠수함 기술까지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 가치는 80억 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베트남 국방 예산의 약 30%를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다. 베트남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석유·가스 합작법인 등 제3국 법인을 활용해 러시아에 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약은 단순 무기 구매가 아닌,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 수준의 전략적 결합”이라고 평가한다.

미국의 신뢰 상실이 초래한 결과…트럼프 정책의 역풍
베트남의 노선 전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정한 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대외 원조를 삭감해 베트남에 경제적 압박을 가해왔다.
경제 제재 위협이 반복되자 베트남 내부에서는 “미국은 언제든 파트너를 버릴 수 있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미국산 F-16을 도입하더라도, 트럼프가 중국과 거래하기 위해 사용을 중단시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결국 베트남은 ‘예측 불가능한 미국’ 대신 ‘전통적 파트너’인 러시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중·러 권위주의 연대에 합류하는 베트남
더욱 주목할 점은 베트남이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 중국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최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과 군사 교류 확대에 합의했고, 중국과는 중단됐던 국경 철도 연결 프로젝트를 재개했다.
이는 베트남이 북·중·러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진영의 일원으로 편입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분석가들은 “베트남은 이미 외교적 균형 전략을 버리고,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맞서는 새로운 축을 선택했다”고 진단한다.

동남아 안보 지형의 격변…한국과 일본에 미칠 충격
베트남은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한 제조·수출 기지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 전략의 핵심 국가였다. 그러나 베트남의 친러·친중 노선은 남중국해에서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해상 교통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제 잠수함과 방공 시스템 도입은 중국과 베트남의 군사 충돌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러시아 무기 의존도를 높일수록 지역 내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의 대응과 향후 전망…‘잃어버린 동맹’ 되돌릴 수 있을까
미국은 관계 복원을 위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베트남에 파견할 예정이지만, 이미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의미 있는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베트남은 미국과 일정한 경제 협력은 유지하겠지만, 군사적 선택은 러시아와 중국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안보 전문가 응우옌 테 프엉은 “미국이 동맹을 ‘이익 계산의 대상’으로 대하는 한, 베트남은 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 파트너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 전선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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