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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상이 되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쟁속으로 뛰어 든 ‘이 나라의 여성들’

타로 기자 조회수  

전쟁이 일상이 된 나라, 여성들의 선택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장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 남성 중심으로 구성됐던 전투부대에 이제는 수많은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간호사나 지원병이 아닌, 총을 들고 직접 전선으로 나서는 전투원이다. 처음엔 가족과 고향을 지키려는 마음에서 시작된 참여였지만, 지금은 전쟁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한때 일상 속에서 아이를 돌보던 이들은 이제 방탄복을 입고 참호 속에 서 있으며, 손에는 가정의 도구 대신 소총과 드론 조종기가 쥐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여성의 전투 직군 진입을 적극적으로 허용했다. 이전까지 제한적이던 전투 병과의 문이 열리면서, 여성들은 저격수·정찰병·기계화보병·드론 조종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들에게 전쟁은 단순히 국가의 명령이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문제다.

민병대의 탄생과 여성의 전면 배치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이 시작되자, 전국 곳곳에서 민병대와 지역 방위대가 조직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아들을 잃거나 가족이 피란을 떠난 여성들로 구성됐다.

여성 민병대는 초기엔 탄약 보급이나 부상병 수송을 맡았지만, 전선이 확장되며 직접 교전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키이우 북부의 ‘부차 마녀들(Witches of Bucha)’이라 불리는 여성 부대는 도시 방어와 드론 요격 작전을 병행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정규군에 비해 장비가 열악하지만, 기동성과 정신력으로 무장했다. 러시아군의 무인기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여성 대원들은 적 드론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소형 총기와 재밍 장비로 대응한다. 그들의 임무는 단순한 방어가 아니다. 전장의 정보와 민간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전선의 감시자이자 방패 역할이다.

드론과 함께 싸우는 새로운 세대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특징은 ‘드론 전쟁’이다. 소형 정찰 드론부터 폭탄을 탑재한 공격형 드론까지, 하늘 위 전투는 이미 지상만큼 치열하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여성 드론 부대가 창설됐다.

‘하피스(Harpies)’라 불리는 이 여성 전용 부대는 정찰·공격·방어 임무를 병행하며, 전장의 기술 전환을 이끌고 있다.

그들은 군사학교에서 체계적인 드론 조종 훈련을 받고, 실제 전선에서 적 드론을 요격하는 실전 임무를 수행한다. 훈련 과정에서는 항공정찰 기술, 무선통신 암호 해독, 그리고 전자전 대응까지 배우며,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닌 전문 전투 요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술적 능력과 세밀한 관찰력이 필요한 임무에서 여성 병력의 강점이 특히 부각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쟁 속에서 태어난 ‘일상의 군인들’

이 여성 전투원들의 일상은 극한의 긴장 속에서도 인간적이다. 일부는 낮에는 전투에 나서고 밤에는 피란민 지원소에서 봉사하며, 전장과 일상을 오간다. 아이를 부모에게 맡긴 채 전투에 참여하는 이들도 있고, 남편과 함께 같은 부대에서 복무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SNS에는 전투 중에도 웃는 모습, 참호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올라온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憲법도 국기도 아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한 여성 병사의 이 말은 그들의 전투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한다. 전쟁 속에서 여성들은 ‘피해자’에서 ‘참여자’로, 그리고 ‘지켜야 할 존재’에서 ‘지키는 존재’로 변모했다.

희생과 생존의 경계에서

하지만 전장에 선다는 것은 곧 생명을 걸겠다는 의미다. 수많은 여성 전투원들이 이미 전투 중 목숨을 잃었고, 일부는 실종된 상태다. 한 드론 조종사는 1,000회 이상의 임무를 수행한 끝에 러시아군의 포격에 희생됐고, 또 다른 통신병은 폭격 속에서도 부상병을 끝까지 구조하다 전사했다.

이들의 희생은 단순한 비극으로만 남지 않는다. 그들이 남긴 기록과 영상, 일기는 우크라이나 사회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전쟁이 끝난 뒤, 이들의 이름은 교과서와 기념비에 새겨질 것이다. 지금도 수도 키이우와 하르키우의 학교에서는 여성 참전용사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 그리고 새로운 역할

전쟁은 여전히 끝날 기미가 없다. 매일같이 폭격이 이어지고, 전선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여성들은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다. 군사 기술, 정보 수집, 심리전, 의료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의 존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때 전쟁의 후방에 머물렀던 이들이 이제는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작전 계획을 세운다. 어떤 이들은 부대 지휘관으로 승진했고, 또 어떤 이는 훈련교관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단지 영토를 지키는 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투쟁이며, 그 중심에는 여성들이 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향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전장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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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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