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 탑재 폭격기, 베네수엘라 인근서 포착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외교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가 베네수엘라 영공 인근에서 포착되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he War Zone)과 여러 현지 언론은 루이지애나주 바크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 세 대가 베네수엘라 근처 상공을 비행하며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비행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폭격기 세 대는 이륙 후 남쪽으로 이동했으며, 약 두 시간가량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 상공을 선회했다. 해당 비행은 공개된 항로로 인해 전 세계 군사 애널리스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번 비행의 구체적인 목적이나 시간적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동이 단순한 훈련이 아닌 ‘정치적 메시지’의 성격을 가진 무력시위라고 분석한다. 베네수엘라와의 외교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직접적인 압박 수단으로 전략폭격기를 활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냉전의 유산, 여전히 강력한 B-52
B-52는 냉전 초기에 개발된 미 공군의 대표적인 장거리 전략폭격기로, 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노후 기종이지만 여전히 세계 최강의 폭격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현재 운용 중인 B-52H 모델은 첨단 항법 시스템과 통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이 폭격기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핵 3축 체계(triad)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더워존은 “미국이 B-52를 공개적으로 띄운 것은 단순한 무력 과시가 아니라, 마두로 정권에 대한 명확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특히 B-52는 대공 순항미사일, 중력폭탄, 정밀유도폭탄, 재래식 폭탄 등 다양한 무기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단 한 번의 출격만으로도 막대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 마두로 정권 향한 ‘경고 메시지’
이번 비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오랫동안 ‘불법 독재 정권’으로 규정하며 강경한 외교·군사 정책을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라고 비난하며, 경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 전략을 병행했다.
미 국무부는 이미 수차례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인사들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으며, 이번 B-52 비행은 그러한 제재 정책의 ‘군사적 확장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압박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징적인 군사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정권 교체를 염두에 둔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읽힌다.

CIA의 ‘비밀작전’ 승인 보도
한편,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관련 비밀작전이 백악관의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작전의 세부 내용은 비공개 상태지만, 관계자들은 마두로 대통령 혹은 정권 핵심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작전(targeted operation)’ 가능성을 제기했다.
NYT는 “이번 CIA 작전은 베네수엘라 정권 내 불안을 조성하거나 특정 인물의 축출을 목표로 할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 정부의 대(對)마두로 전략이 외교적 단계를 넘어 정보전, 심리전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오래전부터 베네수엘라 내 군부 분열과 내부 반발을 유도하려는 시도를 이어왔으며, 이번 CIA 작전이 그 연장선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카리브해에서 이어지는 군사 행동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강경 기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이후 카리브해 일대에서 마약 밀매 및 불법 무기 거래를 명분으로 한 군사 작전을 여러 차례 실시해왔다. 당시 미 해군과 해병대는 베네수엘라 해역 인근에 구축함과 정찰기를 투입했으며, 마약 운반선을 격침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는 마약 카르텔을 보호하는 범죄자”라며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국제 금융망에서 사실상 고립되었고, 국민경제가 붕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이번 B-52 출격은 그러한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는 ‘복합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본격화되는 ‘트럼프식 무력외교’
트럼프식 외교정책은 기존의 협상 중심 접근법과 달리, 직접적인 군사력 과시를 통한 심리적 압박 전략에 무게를 둔다. B-52의 출격은 상징적인 군사행동이자, 트럼프 정부가 여전히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미국이 ‘힘을 통한 안정’을 추구하는 신냉전 시대의 전형적인 행보”라며,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다른 국가들에게도 간접적인 경고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반발하며 “미국의 무력도발은 주권 침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어떤 외세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 병력에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대립이 아닌 중남미 지역 전체의 안보 불안으로 번질 수 있는 심각한 신호로 보고 있다. 트럼프식 무력외교가 다시금 국제 질서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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