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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새로운 외교” 중국과 러시아만 의지하지않고 새롭게 의지하는 ‘이 나라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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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국·러시아 넘어 베트남으로…‘제4의 축 외교’ 본격화

북한이 전통적인 후견 세력인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새로운 외교 축으로 베트남을 부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38 North)는 최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서 드러난 의전 서열을 근거로 “김정은 총비서가 베트남을 북한 외교의 ‘제4의 축(fourth-partner diplomacy)’으로 설정했다”고 평가했다.

노동당 행사 의전서열 김정은 왼편에 선 인물은 ‘리창 아닌 또 럼’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김정은 총비서의 왼편 자리에 중국의 리창 총리 대신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또 럼(To Lam)이 자리했다는 점이다. 아시아 외교 의전상 ‘주빈의 왼편’은 가장 높은 대우를 의미한다.

반면 중국의 리창 총리는 김정은의 오른편에,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럼 서기장의 옆에 배치됐다. 이는 베트남이 이번 행사에서 ‘제1 외빈’ 대우를 받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식 다자외교 ‘중·러 양축 외교’에서 ‘균형외교’로 전환 시도

38노스는 이 장면을 단순한 의전상의 변화가 아닌 외교 전략의 전환 신호로 해석했다. 북한은 그간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후견 세력을 중심으로 외교·경제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김정은이 추구하는 노선은 “중·러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율적 균형외교”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푸틴과 시진핑의 정치적 지지를 확보한 동시에, 베트남을 통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반도 정세가 미·중·러 3극 구도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제4의 균형추’를 세워 외교적 생존 공간을 넓히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북한이 주목하는 베트남 모델 ‘사회주의형 개혁개방’의 성공 사례

북한이 베트남을 새 외교 파트너로 대우한 배경에는 ‘도이머이(Đổi Mới)’ 모델에 대한 관심이 있다. 베트남은 1980년대 이후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시장경제와 국제무역을 병행해왔다. 38노스는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세계 무역 질서 안에서 생존하며, 현대화가 곧 항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은 1990년대 대기근 이후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고, 2020년대 들어서는 러시아와의 무기 협력을 강화했다. 김정은이 추구하는 ‘베트남식 균형’은 이러한 의존 구조를 완화하고 자율적 경제·외교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다.

‘도이머이’와 김정은식 개혁 실험 체제 유지 속 실용노선 탐색

전문가들은 이번 베트남의 의전 격상과 국방·경제 협정 체결을 “북한판 도이머이 신호”로 본다. 김정은은 체제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회복을 위한 부분적 개방을 모색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경험은 그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은 미국과 방위협정을 체결하고 아세안(ASEAN)에 가입했음에도 공산당 중심의 권력 구조를 흔들림 없이 유지했다. 이는 “체제와 실용의 병행”이라는 북한식 생존 전략에 이상적인 참고 사례다.

중·러의 불편한 시선과 미국의 주목 ‘평양 외교’의 새로운 실험

38노스는 “중국과 러시아는 김정은이 베트남 서기장을 상석에 대우한 장면을 불편하게 봤을 것”이라며, “워싱턴 역시 북한이 새로운 외교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베트남의 방북은 단순한 행사 참석을 넘어 국방 및 경제 협력 협정 체결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관계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김정은의 ‘제4의 축 외교’는 중국·러시아의 완전한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적 외교 공간을 확보하려는 실험이자,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생존 전략이 외교적 다변화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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