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북한의 편이다” 김정은의 자신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밝히며, 단기적 행동보다 중장기 전략을 선택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북한은 올해 하반기까지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내년 초까지는 대외적 움직임을 제한하고 내부 결속과 전략 점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에게는 유리하다”고 언급하며, 조급함보다 ‘전략적 관망’을 택한 모습을 보였다.

북중·북러 관계 강화로 ‘반미 연대’ 고착화
올해 북한 외교의 핵심은 ‘반미 연대 강화’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한 북러 관계는 군사협력을 넘어 정치적 동맹으로 확장됐다. 동시에 한동안 냉각됐던 북중관계도 복원 움직임을 보였다. 김정은은 중국이 주최한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망루에 오르며 세력을 과시했다.
이 장면은 북한이 스스로를 ‘반미 3각 축’의 일원으로 천명한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어 최선희 외무상이 중국을 단독 방문해 국제정세를 논의하고, 북한이 7년 만에 유엔총회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면서 외교 무대 복귀를 공식화했다. 과거 폐쇄적이던 북한 외교가 ‘우호국 중심의 다자협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북러 협력, 전쟁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
북한과 러시아는 이미 군사적·경제적 협력 관계를 ‘혈맹 수준’으로 강화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군사 인력과 탄약을 지원했고, 그 대가로 에너지·식량·기술 지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전쟁 장기화가 계속되는 한, 북한은 이 관계를 전략적 지렛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전쟁 이후에도 양국의 군사협력은 단순한 필요 관계가 아니라, 대미 견제의 축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는 북한이 경제 제재 속에서도 외화·물자·기술의 생명줄을 확보하는 수단이자, 미국의 동북아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는 실질적 외교 카드다.

대미 관계, ‘조건부 대화’ 기류로 전환
북한의 대미 발언에는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김정은은 최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다”고 언급하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동시에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경우에만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는 과거의 일방적 강경 노선에서 한 단계 진화한 ‘조건부 현실주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제재 강화, 한미일 군사훈련 등 외부 압박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제시할 협상 카드를 주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9차 당 대회 이후 본격 외교 전환” 전망
내년 초 열릴 9차 노동당 대회는 북한의 새로운 외교 전략이 공개될 시점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은 이미 올해 말까지는 내부 정치 결속과 경제 안정에 집중하며, 외부와의 접촉은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에서는 중·러와의 협력 체계를 공식화하고,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조건부 유화책’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당 창건 80주년을 맞은 올해 10월 10일 전후에는 내부 선전이 강화될 전망이다. 북한 매체들은 이미 김정은의 지도력과 경제성과를 강조하는 보도를 연일 내보내며 체제 결속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내부 결속 중심의 경제·보건 강화 전략
북한은 경제·보건 분야를 체제 안정의 핵심 기반으로 설정했다. 올해를 ‘보건혁명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의료시설·약국·방역체계를 확대 중이다. 평양종합병원뿐 아니라 지방 단위 병원 건설도 잇따르고 있으며,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통해 매년 20개 시·군에 공업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민생 개선이 아니라, 대외 개방을 대비한 기반 확충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제8차 당 대회에서 발표한 경제·국방 5개년 계획을 올해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5개년 국가발전 계획을 내년 9차 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은이 강조한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발언은, 외교적 시간 끌기뿐 아니라 경제적 자립 완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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