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표기된 폭탄 사진, 현지서 공개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러시아군이 북한제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러시아군이 인구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집속탄 공격을 감행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부 무기가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항구도시 헤르손에서 발견된 폭탄 잔해 사진이다. 우크라이나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는 한글이 새겨져 있어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잔해는 해안 지역에서 수거됐으며,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불발탄 문제와 민간인 위협
전문가들은 북한제 집속탄이 구조적으로 조악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신관 설계와 내부 부품이 단순화되면서 파편화 효율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상당량의 불발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북한제 집속탄은 살상력이 낮은 대신 불발탄이 많아 사실상 대인지뢰처럼 기능한다”며 “민간인과 구조대원에게 더 큰 위협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현장에서는 폭발하지 않은 소형 자폭탄들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어 치명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불발탄은 수년간 제거되지 않고 남아 민간인 피해를 확대시키는 특성을 지닌다.

북한의 러시아 지원 의혹
북한이 러시아에 집속탄을 비롯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의혹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제 사회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무기 수출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비밀리에 러시아와 군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 15일, 국제 집속탄 퇴출 운동 비정부 단체인 집속탄금지연합(CMC)은 “올해 5월에도 한글이 표기된 폭탄이 발견됐다”며 북한제 집속탄일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그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구체적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속탄의 국제적 금지와 문제점
집속탄은 하나의 모(母)폭탄 안에 수십 개의 자(子)폭탄이 내장된 무기다. 모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내부의 자탄들이 흩어져 광범위한 지역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군인과 장비뿐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무차별적 피해를 주는 이유가 바로 이 구조에 있다. 특히 자탄의 상당수가 불발탄으로 남아 지뢰처럼 장기간 위협을 가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120개국 이상이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은 협약 가입국이 아니며, 시리아·예멘·레바논 등지에서도 여전히 집속탄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집속탄으로 인해 사망한 민간인은 최소 5만5000명에서 최대 8만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 전쟁 속 확산되는 논란
우크라이나 전쟁은 집속탄 문제를 다시 국제 의제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미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면서 ‘전황 반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에 러시아가 북한제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민간인을 겨냥한 무차별적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에 추가 제재와 압박을 요구했다.

국제 사회의 과제
북한제 집속탄 사용 의혹은 단순한 전쟁 범죄 문제를 넘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의 실체를 보여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만약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도 직간접적으로 위협이 된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적 공조를 강화할 경우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제 사회가 집속탄 확산을 막고, 관련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제재와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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