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비핵화 가능성 전면 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3차 회의 연설에서 남북 관계와 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는 “비핵화라는 개념은 이미 의미를 상실했다”며 앞으로도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이 단계적 비핵화론을 내세우며 협상 여지를 만든 듯 보이지만, 이는 스스로 협상의 명분을 허물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핵무기는 전쟁 억제력을 넘어, 필요하다면 직접적인 공격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핵보유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다.

미국에는 협상 여지, 한국에는 단호한 거부
김 위원장은 미국과 서방에 대해서는 “부질없는 제재와 압력을 가하라. 시간은 우리의 편”이라고 말하면서도, 조건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미국이 비핵화 집착을 버리고 진정한 평화공존을 원한다면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하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과는 마주 앉을 일이 없다”며 철저히 외면하겠다고 선언했다. 외세 의존적 군사 정책을 펼치는 한국과는 통일할 생각조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통일 의지 완전히 부정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남북 통일 문제에 대해 전례 없이 단호한 어조를 사용했다. 그는 “철저히 이질화되고 완전히 상극인 두 실체의 통일은 하나가 없어지지 않고서는 성립될 수 없다”며 통일 불가론을 제시했다. 이는 남북 관계의 근본적 단절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그는 한국과 북한을 ‘두 개의 국가’로 국법상 고착시키겠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다. 이는 북한 내부적으로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주민들에게 영구적 분단 상태를 당연시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

현 정부에 대한 직격 비판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관계 개선이나 평화를 말하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오히려 현 정부가 이전 보수 정권들보다 흡수통일 야망을 더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내년도 국방비가 8.2% 증액된 점과 핵 선제타격을 겨냥한 군사연습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한 우리 정부가 제시한 ‘3단계 비핵화론’에 대해서도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베껴온 복사판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렸다. 이는 현 정부의 안보 정책 전반을 부정하고 국제사회에 ‘한국은 대화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적 발언으로 보인다.

핵 전략의 위협적 수사
김 위원장은 핵무기의 역할을 ‘전쟁 억제력’과 ‘직접적 공격력’으로 이분하며, 만약 억제력이 상실되면 곧바로 공격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는 주변국과 동맹국의 군사 조직과 기반 시설을 괴멸시킬 수 있다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그는 “우리는 그런 위험한 상황이 오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비핵화 요구를 거부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러한 이중 메시지는 국제사회에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동시에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형적인 북한식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와 향후 파장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내부 정치용 수사가 아니라, 국제사회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는 조건부 협상 여지를 남겼지만, 한국과는 철저히 단절을 선언함으로써 남북 대화 가능성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는 한반도 안보 지형에 심각한 파장을 미칠 수 있으며, 남북 관계를 더욱 경색시킬 전망이다. 특히 통일 불가론을 국법으로 고착화하겠다는 언급은 향후 북한 헌법 개정이나 법률 제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연설은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영구히 인정받고, 남북 관계를 국제적으로 두 개 국가 체제로 굳히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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