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 침범한 러시아 드론
루마니아 국방부는 지난 13일 밤 러시아의 자폭 드론 한 대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 드론은 러시아가 이란산 샤헤드-136을 개량한 ‘게란(Geran)’형으로, 폭발물을 탑재해 목표물에 돌진해 스스로 폭발하는 자폭 무기다.
루마니아 당국은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국제법을 무시하고 있으며, 루마니아와 나토의 집단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드론은 국경지대인 다뉴브강 킬리아 지류 상공을 따라 약 50분간 루마니아 영공을 비행한 뒤 우크라이나로 되돌아갔다.

50분간 이어진 위협적 비행
문제의 드론은 루마니아 북동쪽 국경을 넘어 약 50분간 자국 상공을 비행했다. 다만 루마니아 국방부는 드론이 주거지 상공을 지나지 않았고,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장시간 이어진 드론의 체류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 드론은 파르디나 마을 인근까지 접근한 뒤 방향을 바꿔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 루마니아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켜 감시 체계를 가동했으며, 독일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2대가 지원에 나섰다.

전투기 출격에도 격추는 없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출격한 F-16 전투기가 드론을 추적했지만 격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전투기 조종사에게 격추 권한은 있었지만, 인근 민간 지역에 부수적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공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공군은 드론의 비행 경로와 활동을 철저히 기록하며 NATO 동맹국들과 정보를 공유했다. 이번 사건은 루마니아가 드론 공격의 직접적 피해를 입지는 않았으나, 국경을 넘어온 무인기가 오랜 시간 체류한 만큼 방공망의 실질적 시험대가 된 사례로 평가된다.

러시아 드론의 연이은 침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회성 사고가 아니다. 불과 며칠 전인 9월 10일에는 러시아 드론 수십 대가 폴란드 영공에 침입해 나토 기지를 목표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용된 기종은 폭발물이 없는 미끼용 ‘게르베라(Gerbera)’ 드론이었다.
그러나 루마니아를 넘어온 드론은 실제 폭발물을 탑재한 자폭형으로 확인되면서 상황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드론을 활용해 나토의 방공망을 시험하거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후방 기지를 위협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외교적 긴장 고조
루마니아 외무부는 즉각 블라디미르 리파예프 주루마니아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국경 침범이 아니라 나토 전체에 대한 도발”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폴란드 외무장관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드론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NFZ)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토는 전쟁 확전을 우려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흑해 안보에 미칠 파장
루마니아의 이번 사건은 흑해 지역 안보 환경을 크게 흔들고 있다.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나토 회원국 영공에 무인기를 침범시키면서 집단방위 체제인 나토 내부의 대응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루마니아는 흑해에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최전선 국가로, 우크라이나 지원 물자의 주요 경유지 역할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도발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심리적 압박과 방공망 교란을 노린 전략적 행동”이라며, 앞으로 나토가 보다 강경한 대응을 내놓을 경우 유럽 전역의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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