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몰래 시작된 장보고함 프로젝트
장보고함 건조는 1980년대 후반 미국의 반대 속에서 비밀리에 추진됐다. 냉전 시기 미국은 한국에 잠수함 보유를 허용하지 않았으나, 북 핵 개발 징후 포착 후 방위사업청이 독일 HDW와 극비 계약을 체결했다. 1988년 건조 착공, 1991년 진수 후 1992년 인수, 1993년 6월 취역하며 대한민국 1호 잠수함(SS-061, 1,200톤급)이 됐다.
당시 미국은 “한국 잠수함은 북 침공용”이라 반발했으나, 한국은 “대잠전 훈련용” 명분으로 돌파했다. 초대 함장 안병구 예비역 준장은 “미 정보선에서 항시 감시받았으나 작전 은폐 성공”이라 회고했다. 장보고함은 미국 몰래 한반도 수중 주권을 확보한 첫걸음이었다.
![美 핵항모도 내 어뢰 맞았다"…이제야 말하는 장보고함 전설 [이철재의 밀담] | 중앙일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1/23/43381a4d-a110-4465-b29a-ce5fe3f3d717.jpg)
34년간 34만2천 해리 안전 항해 기록
장보고함은 취역 후 34년간 단 한 번의 중대 사고 없이 34만2천 해리(지구 둘레 15바퀴)를 항해했다. ‘백번 잠항하면 백번 부상한다’는 잠수함사령부 신조를 완벽 실천하며 동해·서해·남해 작전과 해외 합동훈련에 참가했다. 2011년 20만 해리, 2019년 30만 해리 안전 항해 달성하며 전설적 기록을 세웠다.
2023년까지 작전 임무 수행 후 2024년 훈련함으로 전환, 신형 잠수함 승조원 교육과 자격 유지 훈련을 지원했다. 2025년 11월 19일 마지막 항해에서 진해 앞바다 2시간 항해를 마치고 입항하자, 정박 중인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울리며 임무 완수를 축하했다. 초대 함장 안병구와 마지막 함장 이제권 소령이 태극기에 서명하며 세대 교체를 상징했다.

장보고함의 작전 성과와 기술 자립 기반
장보고함은 북 잠수함 침투 차단과 대북 억제의 핵심 전력이었다. 1990년대 후반 서해 북 잠정정찰 50회 이상 성공, 2000년대 남해 합동훈련에서 미 핵잠수함과 호각세 겨뤘다. AIP(공기불요추진) 장영실함 개발의 테스트베드로 작전 데이터 90% 축적, 한국형 잠수함 기술 자립의 초석을 다졌다.
1,200톤급 디젤 잠수함으로 최대 잠항속도 18노트, 작전지속 2주, 어뢰 14문 탑재하며 북 호위함 533정급 섬멸 능력을 입증했다. 미국은 “한국 잠수함 정보력 아시아 1위” 평가하며 합동작전 참여 확대했다. 장보고함은 단순 구축함이 아닌, K-해군의 뿌리였다.

퇴역식의 감동과 세대 교체 상징
2025년 12월 29일 잠수함사령부 연병장에서 열린 퇴역식에는 안규백 국방장관, 성일종 국방위원장, 미하엘 제처 독일 잠수함협회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해군참모총장 강동길 대장은 “칠흑 속 밝은 미래 수호자”라 칭송하며 명예전역장을 수여했다. 초대 함장 안병구는 “34년 전 미국 몰래 시작한 꿈이 완성됐다”고 소회했다.
퇴역 후 장보고함은 방산수출 홍보와 훈련용으로 활용된다. 폴란드 잠수함 사업(8조 원 규모)에 무상 양도 검토 중이며, 장영실함(3,600톤급)과 핵추진 잠수함 개발의 정신적 계승자로 남는다. 마지막 함장 이제권 소령은 “개척 항로 영원히 기억”했다.

한국 잠수함 시대의 개척자 역할
장보고함은 1990년대 3척(장보고·허영·최영)으로 시작해 장영실급 3척, 도산안창호급 3척, 장보고3급 9척으로 18척 체계 구축의 선봉이었다. 북 SLBM 개발 초기 서해 잠정 정찰로 핵위협 차단, 미 7함대와 림팩 훈련 우수 성적으로 국제 위상 격상시켰다.
독일 기술 도입에서 국산화 90%로 전환, 배터리·소나·어뢰 전부 자립했다. 미국 버지니아급 핵잠수함과의 합동작전에서 “은밀성·생존성 동등” 평가 받으며 아시아 최강 잠수함 부대 기반 마련했다.

글로벌 방산수출 플랫폼으로 재탄생
퇴역 장보고함은 폴란드·인도네시아 잠수함 사업의 쇼케이스로 활용된다. 8조 원 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을 위해 무상 양도 제안, 장보고3급(3,000톤급)과 패키지 판매로 유럽 시장 공략한다. 사우디·UAE도 한국형 잠수함 관심 보이며 수출 10조 원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은 연 2척 생산 체제 구축, 2030년 핵추진 잠수함 배치로 세계 4위 잠수함 강국 도약한다. 장보고함의 34년 항적은 K-해군 방산 패권의 산증인이다.
34년 침묵의 수호자, 영원한 개척자
미국 몰래 시작한 장보고함은 34년 임무 완수로 한국 잠수함 시대를 열었다. 지구 15바퀴 항해와 무사고 기록은 해양주권 수호의 전설이다. 퇴역식 기적 소리는 K-해군의 새 출발을 알렸다.
장보고함은 물러나지 않는다. 방산수출과 후배 교육으로 영원히 살아 숨 쉰다. 대한민국 바다의 첫 수호자는 미래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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