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과 다시 손잡은 한화의 승부수
한국 방산 대표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웨덴 방위사업청과 모듈형 장약(MAP, Modular Ammunition Propellant)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포방부로서의 위상이 또 한 번 높아졌다. 이번 계약은 3년간의 상호 협력을 포함한 포괄적 기본 협약이며, 공급 규모는 약 1,500억 원에 달한다.

스웨덴 대상 모듈형 장약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수출 확대는 기술 신뢰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한화는 이번 계약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과”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모듈형 장약은 포탄 추진력을 조절해 사거리를 가변 가능케 하는 기술로서, 고정 장약과 달리 운용 유연성이 뛰어나다. 이번 계약은 단순 수출을 넘어 한국 방산 기술이 유럽 방어 체계에 통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유럽이 인정한 한국 장약 기술
한국은 모듈형 장약 수출 국면에서 이미 이전에 영국 BAE 시스템스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전례가 있다. 이는 나토 회원국이 한국산 장약을 최초로 도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영국, 스웨덴 등 나토 체계 국가들이 한국산 장약을 선택한 것은 기술력과 호환성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산 장약이 나토 표준 무기 체계와 동작 연계 가능한 수준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성과는 후속 수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북유럽·동유럽 지역 국가들이 동일 체계 무기를 운용하고 있기에, 한국산 장약이 그 네트워크에 진입할 여지가 커진다. 한국 방산은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기술력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유럽 시장의 기회 확대
한화의 이번 계약은 북유럽 시장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이미 한국은 스웨덴 외에도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 K‑9 자주포 수출을 성사시켰다. 노르웨이는 K‑10 탄약 운반 장갑차도 도입했으며, 최근 24문 추가 K‑9 도입을 진행 중이다.

에스토니아도 한국산 자주포 도입에 참여하면서, 사실상 북유럽권역 대부분 국가가 한국 방산 무기를 채택하는 흐름이 형성됐다. 한화는 모듈형 장약뿐 아니라 K‑9, 천무 다연장 로켓 등 다양한 무기 체계를 동시에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이러한 전략은 단일 품목 수출이 아닌 시스템 수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위험 요소와 기술 보호 장치
하지만 수출 확대에는 리스크도 수반된다. 장약은 핵심 탄약 기술이므로 유출 가능성은 방위 안보 측면에서 매우 민감하다. 한국은 수출 계약서에 제3국 양도 금지, 봉인 조치 위반 시 군수 지원 중단 등 강제 조항을 명기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 문구만으로 기술 유출을 완벽히 막는 것은 어렵다. 실제 감시·검증 체계, 기술 감독·사후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고도기술 부품·가공 기술은 상대국 기술자들이 모방하거나 변형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따라서 수출국의 안정성과 정부 간 신뢰 관계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한화는 이번 계약을 면밀히 관리하고 대비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방산 외교 역량의 시험대
한화의 모듈형 장약 수출은 기술력 과시만이 아니다. 이는 한국 방산의 외교력과 전략적 위상 확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무기 수출이 외교·안보 지렛대로 활용되는 시대에, 기술 보호와 시장 확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계약은 한국이 단순한 무기 공급국을 넘어, 맞춤형 방산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 국가로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다. 앞으로는 기술 이전 조건, 사후 감시 시스템, 수출국의 정치 안정성 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방산 외교의 핵심이 될 것이다. 한화의 이번 성과가 지속 가능한 수출 모델로 자리 잡을지, 기술 유출 통제로 인한 제약에 봉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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