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병의 꽃, 천무 이전의 전설이었던 구룡
천무 다연장 로켓이 ‘포병의 꽃’으로 불리며 화려한 시대를 열기 전, 한국군에는 구룡(K‑136)이라는 강력한 다연장 로켓이 있었다. 구룡은 최대 사거리가 약 36km로, 북한의 다연장 로켓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1970년대 북한이 수천문 이상의 BM‑21 변형 체계를 확보하자 한국군은 대응 무기의 개발을 절박하게 추진했다.

미국의 115mm 45연장 자료를 참고해 한국은 자체 기술을 적용해 구룡을 개발했다. 1980년대 구룡은 실전 배치를 거쳐 한국군의 다연장 화력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구룡이 없었다면, 초기 한국 방어 체계는 지금보다 훨씬 열세였을지도 모른다.

아홉 마리의 용, 강렬한 화력의 상징
구룡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9줄 배열 발사관 구조였다. 총 36발의 로켓을 동시에 투사할 수 있어서, 발사 순간에는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로 뻗는 듯한 위용을 보여주었다. 초기에는 사거리 23km급 K30 로켓을 사용했지만, 개량을 거쳐 K33 131mm 로켓을 채택하면서 사거리를 36km까지 끌어올렸다.

로켓 1발 발사에 0.5초, 36발을 모두 발사하는 데 총 18초밖에 걸리지 않는 속도를 구현했다. 이런 속도와 화력 집중력은 구룡을 단순한 무기가 아닌 상징적 전력으로 만들었다. 당시 구룡의 등장은 한국 포병 체계가 질적 도약을 이룬 순간이었다.

장점 뒤의 실전 제약
구룡은 화력 집중과 속도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단점 역시 분명했다. 모든 로켓을 사용하면 탄약 조립 및 재장전 작업이 필요했고, 4명이서 작업해도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이는 포화 공격이나 연속 교전 상황에서 재투입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소였다.

또한 발사 이후에는 재보급과 이동의 제약이 컸다. 로켓 구경이 131mm 수준이라는 점도 더 긴 사거리 체계들과 비교하면 한계로 작용했다. 전술적으로는 강력했지만, 지속전이나 기동 전투에서의 유연성은 부족한 무기였다. 시대 변화와 전술 변화 속에서 이 약점들이 점점 치명적 단점으로 부각되었다.

세대 교체의 서막, 천무의 등장
천무는 구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였다. 구룡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천무는 더 긴 사거리, 더 많은 발사량, 빠른 재장전, 네트워크 중심 운용 체계를 목표로 설계되었다. 천무는 구룡이 사용하던 131mm 로켓을 그대로 호환하면서도 한 번에 40발을 발사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렇게 함으로써 구룡의 화력 집중력은 유지하면서도 재장전 속도와 대응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 구룡이 포병 기술 형성의 기반이었기에, 천무는 그 진화판이자 완성형이라고 볼 수 있다. 구룡은 폐기되지 않았지만, 전략적 역할은 천무에게 서서히 이양되었다. 구룡의 명성은 천무 시대에도 꾸준히 기억된다.

전설 남은 무기, 사라지지 않는 존재감
비록 1선 전력에서는 천무가 중심이 되었지만, 구룡의 존재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구룡 체계가 사용하던 로켓을 천무가 수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유지함으로써 과도기에도 효율적 전환이 가능해졌다. 일부 구룡은 해외로 수출되거나 공여된 기록이 있다. 한국 방산 역사에서 구룡은 ‘첫 다연장 한국 무기’로 기억되며 기술 계보의 뿌리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구룡의 설계 경험이 천무 개발과 관련된 기술 축적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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