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억 인구 겨냥한 현대차의 ‘현지인 2톱’ 승부수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최대 성장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현지인 수장’ 카드를 꺼내 들며 30억 명에 달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초대형 승부수를 띄웠다.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 설립 23년 만에 첫 중국인 총경리를 앉히고, 인도 법인 역시 설립 29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인 CEO를 선임하면서, 양 시장 모두에서 경영 전면을 로컬 전문가에게 맡기는 ‘현지화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두 시장을 각각 ‘중국 재도약’과 ‘제2 본토·글로벌 허브’로 규정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FAW-아우디 출신 리펑강 카드로 ‘사드 후폭풍’ 턴어라운드 노린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의 총경리에 리펑강 전 FAW-아우디 부총경리를 선임하며, 설립 이후 관행이던 ‘한국인 총경리-중국인 부총경리’ 체제를 23년 만에 처음으로 뒤집었다. 리펑강 총경리는 칭화대에서 기계 설계·자동차학을 전공하고 2003년부터 FAW-폭스바겐, FAW-아우디에서 상품·판매·네트워크·브랜드를 두루 맡아온 중국 로컬 시장 전문가로,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중국 내 내연기관 럭셔리 점유율 회복 과정에도 관여한 인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그에게 베이징현대의 생산·판매·기획 등 중국 사업 전반을 일임해, 현지 소비자 취향과 유통망에 맞춘 상품·브랜드 전략 재설계를 맡긴다는 구상이다.
사드 이후 추락했던 중국 실적, 현지 전략형 전기차로 재출발
현대차는 2016년 중국에서 연간 100만 대를 넘게 판매했지만, 사드(THAAD) 갈등 이후 불매·이미지 악화로 판매가 급감해 최근에는 20만 대 안팎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생산 거점 정리와 라인업 축소, 현지 전략형 모델 투입 등 구조조정을 거치며 9월까지 판매가 전년을 상회하는 등 점진적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리펑강 체제 아래 올해 첫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를 출시한 데 이어, 2027년까지 중국 전용 전동화 모델 6종을 추가 투입해 전기·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입지를 다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중국 내 ICE(내연기관) 의존도를 낮추고, BEV·PHEV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인도: 첫 인도인 CEO와 7조 원 투자로 ‘제2 본토’ 선언
인도에서는 법인 설립 29년 만에 처음으로 현지인 CEO를 선임하며, 시장을 ‘북미 다음 세계 2위 판매국’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타룬 가르그를 2026년 1월 1일부로 신임 CEO로 임명하기로 하고, 판매·마케팅·서비스·네트워크에 정통한 현지 베테랑에게 경영 전권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2030년까지 인도에 약 7조~7조2천억 원(4,500억 루피 이상)을 투자해 신차 개발·전동화·생산 능력 확충에 나서고, 인도를 아시아·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전략 허브로 육성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인도에서 26종 신차·수출 허브 전략…‘포스트 차이나’ 교두보
현대차는 인도 시장 점유율을 현재 14%대에서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인도를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판매국으로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인도 전용 및 글로벌 차종을 포함해 26종의 신차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8종, 전기차 5종을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 확대가 핵심으로, 인도 소비자들이 연비와 유지비를 중시하는 점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인도 생산 차량의 수출 비중을 현재 약 22%에서 2030년 30% 수준까지 끌어올려, 인도 공장을 활용해 중동·아프리카·동남아 등으로 물량을 공급하는 ‘글로벌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현지인 수장 2톱’이 바꾸려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
현대차가 중국과 인도 법인 모두에 현지 국적 최고경영자를 전면 배치한 것은, 과거 본사 중심·한국인 주도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핵심 거점을 로컬에 상당 부분 자율 위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국에서는 사드 이후 무너진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현지 전문가의 감각으로 재구성해 ‘재도약’을 시도하고, 인도에서는 하이브리드·전기차와 현지 생산·수출을 결합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성장 거점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두 시장의 인구를 합치면 약 30억 명에 달하는 만큼, 이번 ‘현지인 2톱 체제’가 계획대로 자리 잡는다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구조와 공급망 지형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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